▲ 사진출처=새누리당 김성태 의원 공식홈페이지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이 자신이 대표 발의한 법안에 대해 비판기사를 실은 언론사에 항의, 결국 기사가 삭제되는 일이 벌어졌다. 이에 해당 기사를 작성한 기자는 “여당 중진 의원이 자신의 권력을 악용해 언론사의 편집권을 침해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7월 3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새누리당 간사인 김성태 의원은 아파트 층간 소음 해결을 위해 기존 주택법 등에 산재된 관련 조항들을 별도 법률로 정리한 이른바 ‘공동주택관리법안’을 발의하면서 부터다.

김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당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회부돼 8월 중 법안심사소위원회 심사 등을 거쳐 연내 제정을 목표로 추진 중이었다. 대표발의자인 김 의원 이외 새누리당 최봉홍·정문헌·이완영·김용태·김세연·박명재 등 8명의 새누리당 의원들이 공동 발의했다.

그러나 한 달 뒤인 8월 25일 <아시아투데이> 강세준 전 기자가 김 의원이 발의한 법안에 대해 “특정 이익단체와 퇴직관료들에게 특혜를 줄 수 있다”고 보도하자, 김 의원은 <아시아투데이>사주인 우종순 사장에게 직접 전화해 법적 소송을 하겠다며 으름장을 놨다.

김 의원의 전화를 받은 우 사장은 이날 오전 편집국장에게 해당 기사를 내리라고 지시, 오전 11시경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송출된 강 전 기자의 기사를 삭제했다. 앞서 지면 기사는 <아시아투데이> 8월 25일자 1면과 3면에 걸쳐 실렸다.

▲ 이미지출처=<아시아투데이> 8월 25일자 1면 기사 캡쳐

강 기자는 기사 삭제에 대해 우 사장에게 항의하고 사표를 제출했다. 사표는 당일 처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강 기자가 지난달 31일 공개한 우 사장과의 통화녹취록에 따르면, 우 사장은 “기사 삭제는 편집인의 정당한 권한”이라고 주장했다.

우 사장은 “(김 의원이) 민사·형사·손해배상 청구로 사장, 대표이사, 편집인, 편집국장, 취재 기자를 바로 고발하겠다고 했다”면서 “형사는 명예훼손, 민사는 손해배상으로 바로 들어간다고 했다. 기사를 빼주지 않으면 (소송) 서류 다 준비해놓고 있다. 사장에게 최종통보하고 소송하려고 일단 전화했다고 한다”고 밝히고 있다.

강 기자는 “김 의원이 발의한 ‘공동주택관리법안’이라는 게 상당히 예민한 법이다. 대한민국에 있는 전 아파트 주민들의 이해관계가 걸린 것”이라고 전제한 뒤 “완벽한 허위기사라고 하더라도 최소한 기자에게 해명 기회를 줘야 하는게 아니냐”고 반박했다.

일련의 사태와 관련 강 기자는 ‘go발뉴스’에 “언론 사주에게 전화를 걸어 허위기사 운운하며 압박을 가하는 것은 전형적인 언론탄압이고 정치권에서도 이제는 금기시되는 악폐로 알고 있다”며 “그런 구태에 맹목적으로 굴복하는 언론 사주는 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기사 삭제 협박 여부에 대해 김성태 의원 측은 ‘go발뉴스’에 “잘못된 기사라고 판단을 했으면 문제제기를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사주께서도 전혀 협박한 사실이 없다고 두 분 통화에서도 다 나와 있다. 문제제기를 협박이라고 한 그 기자가 이상한 기자 아니냐”고 반문했다.

▲ 강세준 전 <아시아투데이> 기자와 김성태 의원실 고모 보좌관의 카카오톡 메세지 캡쳐(이미지 제공=강세준 전 <아시아투데이> 기자)

김 의원 측은 법안에 대해서도 “정부입법안”이라면서 “정부쪽에서도 해명 자료를 냈다”고 말했다.

그런가하면 강 기자는 김성태 의원 측이 협박성 메시지를 보냈다며 이를 ‘go발뉴스’에 공개하기도 했다.

강 전 기자가 ‘go발뉴스’에 공개한 ‘카톡’ 메시지에는 김 의원 측 고모 보좌관의 “당신 같은 생양아치 기자는 내가 반드시 잡는다.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라도”라는 발언과 함께 고발장을 찍은 사진이 담겨 있다.

그러나 김 의원 측은 “정확하게 팩트는 그거”라면서 “취재 한 번 하지 않고, 저희 의원님 사진도 홈페이지에서 다운받고 그냥 자기 생각한 것, 추측한 것 그대로 내놓고 나한테 카톡 하나 딱 보냈다”면서 “약오르지롱 하는 식으로. 이런 기자가 어디 있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