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이 지난 2012년 일어난 대규모 정전사태와 관련 이를 조직적으로 은폐한 직원들을 전원 복직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새정치민주연합 장하나 의원은 1일 “2012년 고리1호기 정전사고 이후 2년6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이를 조직적으로 은폐한 한수원 직원 5명에 대해 징계위원회조차 열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지난 2012년 2월 9일 발생한 고리1호기 블랙아웃 사건은 주전원에 문제가 발생하여 비상디젤발전기가 가동되어야 하는데 2대의 비상디젤발전기가 고장 등으로 12분간 가동하지 못한 사건이다.

당시 문 모 고리원자력본부 제1발전소장 등 5명의 한수원 직원이 이 사실을 조직적으로 은폐, 사고발생 사실이 한 달이 넘도록 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는 물론이고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다.

이후 은폐 사실이 드러나자 원안위는 은폐를 모의한 문 모 발전소장 등 핵심관계자들을 사법기관에 고발했고, 한수원에 대해서는 과태료(300만원) 및 과징금(9,000만원) 부과처분을 내렸으며, 지식경제부도 근본적인 안전대책을 내놓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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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정작 한수원은 이들을 징계를 하지 않았다. 또 한수원 취업규칙상 이들의 행위는 징계사유에 해당하지만 징계위조차 열리지 않고 있다가 사건이 알려지고 논란이 일자 휴직처리하거나 직위해제 했다.

더욱이 한수원은 해당 직원들은 인사관리규정상 직위해제 사유가 소멸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모두 복직시켰다.

실제 정전 은폐 사건으로 기소된 5명 직원 중 김 모 운영실장과 정 모 기술실장은 별다른 징계 없이 올 3월 정년퇴직했으며, 다른 직원들도 1급, 2급의 고위직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당시 발전소장은 현재 처장급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이달 30일 퇴직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들 모두 직위해제 기간 일정 부분 임금 삭감된 것을 제외하고는 퇴직자의 경우 퇴직금을 전부 수령하는 등 일신상에 어떠한 피해도 입지 않았다는 게 장하나 의원 측의 주장이다.

장하나 의원은 “정전은폐 사건은 직원들 선에서 끝날 것이 아니라 당시 한수원 사장도 책임질 사안임에도, 한수원 사장은커녕 해당 직원도 아무런 징계를 받지 않았다는 것은 원전마피아의 제 식구 감싸기를 명백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어 “온 국민을 경악케 했던 원전사고 은폐가 있었음에도 이에 대해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구조 하에서는 원전의 안전성이 결코 보장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