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가 4일 <조선일보>에 대해 “인사검증 무력화 시도에 동조하고 있다”며 “권력을 감시하는 언론의 기능 자체를 잘못 이해한 것”이라고 정면비판했다. 이에 대해 언론계 인사들은 “새 정부 출범을 앞둔 힘겨루기”라는 촌평을 내놨다.

<동아일보>는 이날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주변에서 ‘신상 털기’라는 자극적 표현까지 써가며 공직 후보자에 대한 언론과 야당의 검증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일부 언론은 그 주장을 주요 뉴스로 전하며 ‘인사검증 무력화 시도’에 동조하고 있다”고 <조선>을 겨냥했다.

이어 “낙마한 김용준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언론 검증에 대해 털어놓은 불만을 자극적인 제목으로 전달하며 마치 검증 과정이 부도덕했다는 듯한 인상을 주는 보도를 했다”며 “검증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언론 탓만 하는 정치권의 고질적 병폐가 재발되고 이에 일부 언론이 동조하는 양상”이라며 <조선>을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 김용준 전 총리후보자 '낙마 해명' 관련 TV조선 보도 ©TV조선 캡처

<동아>는 “동아일보-채널A 공동취재팀이 가족과 지인을 취재할 때는 취재원의 정신적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예의를 지키고 취재하려는 바를 명확히 밝히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또, “전문가들은 언론의 검증을 문제화, 무력화하려는 것은 권력을 감시하는 언론의 기능 자체를 잘못 이해한 것이며 민주주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라고 비판한다”고 꼬집었다.

앞서 <조선>은 2일자 신문에서 김용준 전 후보자의 해명을 자세히 전하며 언론의 검증 과정을 ‘신상 털기’식으로 묘사했다. 김 전 후보자의 상황에 대해 당사자의 해명을 자세히 전하며 “어린 손자녀들까지 미행하며 초등학교, 고등학교 등에 부정 입학한 것이 아니냐고 추궁하고 학교에까지 가서 범죄인을 다루듯 조사했다”고 피해자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이와 관련, 언론노동조합 이강택 위원장은 ‘go발뉴스’에 “권력집단 내에서의 암투 같은 것 아닌가”라며 “최소한도 하지 않는 조선이나 이럴 때만 언론 기능을 운운하는 동아나 본질에 있어서는 마찬가지”라고 비난했다.

이 위원장은 “두 언론 모두 자격을 검증하기 이전 스스로를 돌아봤으면 좋겠다”며 “언론의 명분이 암투에 이용되는 양상은 지속적으로 되풀이 될 것으로 보여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정말 문제는 이런 행태가 국민들을 현혹 시키는 것이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언론개혁시민연대 김동찬 기획국장은 ‘go발뉴스’와의 통화에서 “보수 언론간에 간혹 이견을 내서 무언가 (서로)다른 것처럼 감정싸움을 할 때가 있다”며 “언론사간의 기싸움이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김 국장은 “보수언론들은 정치권과의 멤버십 구축을 하기에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힘겨루기를 시작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김서중 교수는 ‘go발뉴스’에 “인사에 대한 검증은 언론이 1차적으로 해야 할 일”이라며 “다른 언론이 의혹을 제기 했다면 그것에 대한 사실여부를 확인 하는 것이 언론의 본질적 환경”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동아>가 김 전 후보자에 대한 무분별한 의혹을 제기했다면 <조선>의 비판이 마땅하지만, 그것(동아일보의 보도)이 사실이라면 비난받을 대상이 달라질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