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20대 여성 살해 사건과 관련 용의자로 조사를 받던 20대 남자가 “억울하다”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러나 이틀만에 사건의 진범이 지난 29일 붙잡혀 경찰의 과잉·부실수사 논란이 일고 있다.

대전 둔산경찰서는 20대 여성 살해사건 관련 조사를 받은 A(23)씨가 동구 자양동의 자택에서 흉기로 자신의 목을 찔러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31일 밝혔다.

A씨는 유서에서 “경찰이 나에게 욕을 해 기분이 나빴다”며 “나는 범인이 아니다. 억울하다. 진범을 잡아달라”는 글을 남겼다. A씨는 20대 여성을 살해한 용의자로 지목돼 경찰의 강도 높은 수사를 받아왔다. 그는 자살 다음날인 28일 경찰의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받기로 돼 있었다.

앞서 경찰은 살해된 B(23‧여)씨의 전 애인 A씨가 범행시간으로 추정되는 지난 23일 자정쯤 B씨의 집을 출입한 영상을 확보하고 조사를 벌여왔다. A씨는 경찰에서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거짓말탐지기 조사에도 응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연락이 되지 않아 경찰이 A씨의 집을 찾았고 자살한 상황을 발견했다.

경찰은 지난 29일 이 사건의 진범 C(27)씨를 붙잡았다. 경찰은 “무리한 추궁은 없었다”고 주장하지만 무고한 희생자를 만들어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