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와 국가정보원이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아들로 의심을 받던 채 모군의 가족관계등록부를 조회했을 당시 청와대 곽상도 민정수석과 이중희 민정비서관도 서초구청 쪽과 연락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런 가운데 개인정보 불법 유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조오영 전 청와대 행정관과 조이제 전 서울 서초구청 행정지원국장, 송 모 국정원 정보관의 첫 공판이 21일 열릴 예정이어서 검찰의 부실 수사가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한겨레>에 따르면 서초구청 임 모 전 감사과장은 지난해 6월28일과 30일 당시 이중희 민정비서관과 곽상도 민정수석에게 각각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임 전 과장은 2003년 곽 전 수석이 부장검사로 있던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에 파견돼 역시 같은 부에 있던 이 전 비서관의 검사실에서 함께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청와대 총무비서관실 소속 조오영 전 행정관이 부탁해 조이제 전 서초구청 행정지원국장이 채 군의 가족관계등록부를 조회했다는 수사 결과를 지난 5월에 발표한 바 있다.

임 전 과장이 곽 전 수석 등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낸 날짜는 김 전 팀장이 채군 개인정보 유출한 11일과는 17일 또는 19일 차이가 있다.

하지만 같은 해 6월25일에도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의 김 모 경정이 경찰 지구대에서 채군 모자의 주소지 등을 조회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민정수석실 수뇌부가 왜 서초구청 과장과 연락했는지가 이번 공판에서 규명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 ⓒ KBS

검찰의 계속되는 부실 수사도 논란이다. 임 전 과장의 행적이 주목되는 또 다른 이유는 채 군 정보가 조회된 날 국정원 정보관 송 씨와 세 차례 연락을 주고받았기 때문이다.

송 정보관은 채군 정보가 조회되기 20여분 전에 임 전 과장에게 전화한 것으로 20일 밝혀졌다. 조회가 이뤄지고 30여분 뒤 다시 통화를 하고 문자메시지도 보냈다.

이에 대해 임 전 과장은 해당 통화가 채군 정보 조회와 무관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역시 채군 정보는 조 전 국장이 조 전 행정관과 송 씨에게 유출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조 전 국장도 당일 채군 정보 조회를 구청 직원에게 요청한 사실은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조 전 행정관으로부터 오후 4시50분께 조회를 요청받았기 때문에, 서초구청장 비서실에서 걸려온 전화에 따라 조회가 이뤄진 ‘2시47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즉 자신에 앞서 채 군의 정보를 조회를 요청한 ‘제3의 인물’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조 전 국장은 그 시간에 구청장실이 아니라 구청 1층 은행 지점에 있었다며, 자신은 ‘최초 요청자’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은 ‘제3의 인물’은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첫 공판일인 21일에는 채군 정보를 직접 조회한 김 전 팀장, 22일에는 임 전 과장 등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 같은 논란에 네티즌들은 “검찰은 자기들의 수장이 이런 걸로 중도하차했는데 열받지도 않나? 나 같으면 오기로 끝까지 파헤치겠구먼”(jhj****), “매번 뭘 그리 숨기는고? 역시 견찰이군”(san****), “국민의 알 권리! 결과 보다 원인과 과정 중요”(ang****), “철저히 수사하여 진실을 밝혀서 법에 저촉된 행위를 한 자는 용서 없이 무거운 처벌을 받아야 합니다”(푸르****)라는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