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그간 공직후보자로서 국민 여러분께 희망을 드리지 못하고 마음을 어지럽혀 드렸다. 용서를 빈다”며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정 후보자는 16일 오전 ‘사퇴 입장’ 이라는 제목의 발표문을 통해 “다 설명 드리지 못하는 부분이 있습니다만 그냥 물러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한다. 그간의 성원과 격려에 감사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후보자의 사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의 라디오 인터뷰 내용이 화제다.

박영선 원내대표는 이날 아침 SBS 라디오 <한수진의 SBS 전망대>에 출연해 “임명이 강행된다면, 여러 제보 중 ‘입에 담기조차 참 싫은 내용’ 이 있다고 하는데 이에 대해서 의견을 나눠 볼 생각”이라며 추가 폭로를 암시했다.

이에 사회자가 “정종섭 후보자, 정성근 후보자 둘 모두를 말하는 것이냐”고 묻자, 박 원내대표는 “정종섭 후보자는 이미 그 분이 살아왔던 인생이 청문회에서 다 밝혀진 것”이라면서도 “정성근 후보자의 경우에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있는 것으로 그렇게 알고 있다”며 추가 제보 공개를 시사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청와대와 정 후보가 야권의 추가 폭로 경고에 더이상 견디지 못하고 백기를 든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 ⓒ 청와대

정 후보자가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히자 새정치민주연합은 “국민이 정성근 후보자를 강제 퇴장 시킨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날 유기홍 새정치연합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잘못된 인사로 국력낭비가 너무나 컸다. 국민들이 너무 지치고 힘들었다”고 지적하며 “대통령께서는 인사를 더 이상 수첩과 비선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 백방으로 인재를 구하고, 철저한 검증을 통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장관 후보를 지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런가하면, 전날 박근혜 대통령이 정성근 후보자에 대한 임명 강행 방침을 밝혔을 때 박 대통령을 적극 감싸며 정성근 후보자 임명에 찬성하는 논평까지 발표했던 새누리당은 정 후보자의 자진사퇴에 머쓱해진 분위기다.

함진규 새누리당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국민들의 여론과 민심에 따라 정 후보 본인이 스스로 책임지고 거취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는 반응을 보였다.

함 대변인은 이어 “이제는 정말 박근혜정부 2기 내각이 공식적으로 출범해 오로지 국민과 국가를 위해 일하고, 세월호 사고 이후의 대한민국을 새롭게 정비하는 일에 주력할 때”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16일 오전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 후보자를 공식 임명했다. 박 대통령은 두 후보자가 야당의 반대로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하자 청문경과보고서 채택 시한이 종료된 다음날인 15일 국회에 보고서 송부를 재요청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