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이미지출처='티비 읽기' 블로그 |
<7인의 식객>이 에티오피아를 찾는다기에 조금 신선한 느낌을 가질 수 있었다. 요즘 예능이 너도나도 해외를 찾고 있지만 아프리카는 분명 의외의 장소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석유 다음으로 단일생산물로는 세계교역량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커피의 나라라는 점에서 <7인의 식객>의 더 신선한 탐닉을 기대했다. 에티오피아라는 국가명 자체가 커피와 관련됐으니 당연한 기대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7인의 식객> 팀은 이번에도 역시 와인과 커피 두 개로 팀을 나눴다. 커피를 담당한 것은 서경석과 프리를 선언한 전 아나운서 김경란. 뭔가 지적인 조합이기에 애초의 기대를 좀 더 부추겼던 것도 사실이었다. 두 사람은 에티오피아 현지식을 즐기는 식탐 예능다운 모습을 보이며 마침내 에티오피아 민가를 찾았다. 에티오피아 가정식 커피 분나를 체험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제작진은 그것이 분나라는 자막조차 넣어주지 않았다. 시청자가 그 정도는 다 알 것이라 생각한 것인지 아니면 제작진도 몰랐던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세계사 스타강사를 등용해 이런저런 사족을 붙이는 것과는 분명 다른 모습이었다. 어쨌든 서경석과 김경란이 민가를 찾았고, 에티오피아의 독특한 커피 문화 분나를 체험할 수 있었다. 한국에 유교문화인 접빈객이 있다면 에티오피아에는 분나가 있다는 정도로 기억하면 좋을 듯 하다.
| |
 |
|
| ▲ 이미지출처='티비 읽기' 블로그 |
지면으로는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었지만 확실히 영상으로 대하는 분나 세리모니는 더 실감이 났다. 생원두를 직접 볶고, 갈고 그리고 끓여서 세 잔을 대접하는 분나 세리모니는 보는 것만으로도 작은 흙집 안으로 얼마나 진한 커피향이 진동했을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슬람 문화 때문인지 분나 커피를 대접하는 여인과 대화를 하지 않은 것은 아쉽고도 미숙한 진행이었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아쉬운 것은 에티오피아의 커피에 대한 슬픈 역사를 외면했다는 사실이다. 에티오피아는 커피가 발생한 지역이다. 그러나 누구나 다 알 듯이 아주 가난한 나라이다. 석유 다음으로 단일생산품으로 세계교역량 2위를 차지하는 커피의 주생산국인데도 말이다. 그것은 아주 단순한 이유 때문이다. 세계 4대 로스팅 회사에 이익이 독점되어 있기 때문이다.
| |
 |
|
| ▲ 이미지출처='티비 읽기' 블로그 |
우리가 마시는 커피 한 잔의 가격은 보통 4천 원 정도이다. 여기서 에티오피아 등 커피원산지의 소규모 생산자들이 받는 돈은 10원에 불과하다고 한다. 즉 에티오피아 커피 재배농가의 일년 수입은 고작 60달러에 불과하다. 자연 아동노역 등의 저개발국 문제점들을 그대로 안고갈 수밖에 없다.
예능에서 굳이 이런 내용을 전할 필요가 있냐고 할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에티오피아 현지까지 가서 그곳 커피재배농가의 낡고 허름한 흙집 안으로 들어가서 분나 세리모니를 경험할 정도의 상황이라면 오히려 이런 커피무역의 불균형을 말하지 않는 것이 더 이상하다고 생각해야 맞다. 커피만큼이나 진하고 쓴 아픔을 외면하고 분나 세리머니만 쏙 따온 경박함이 실망스러웠다.
(☞국민리포터 ‘탁발’ 블로그 바로가기)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