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산 누출 사고를 은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삼성반도체가 경찰의 사고 현장 접근을 1시간여 막은 것으로 29일 드러났다.

경찰도 사고 사실을 신고하지 않은 삼성전자의 ‘보안절차’에 응한다며 현장 진입을 시도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예상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화성동부경찰서 유보국 형사과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공장 내부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는 사실만 알고 수사팀을 급파했지만 30여분 뒤 (내가) 현장에 갈 때까지도 정문을 통과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유보국 과장은 “정문에서 40여분을 더 대기한 뒤에야 삼성전자 관계자의 안내를 받아 들어갈 수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앞서 화성동부서는 지난 28일 오후 2시 15분경 서울 영등포경찰서로부터 화성 사업장에서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상황을 전달받았다.

경찰은 대형 인명 피해를 우려해 곧 출동했지만 삼성반도체의 까다로운 보안절차에 막혀 진입하지 못했다.

이후 삼성반도체 관계자의 안내로 사고 현장에 들어가 사고 현장을 파악했다. 화성동부서에서 현장까지 10km 남짓한 거리를 통과해 사고 내용을 파악하는데만 1시간이 넘게 걸린 것이라고 <연합>은 전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경찰의 정문 통과가 1시간여 지체된 경위를 파악 중이다”며 “통상 관련 부서 안내자가 정문으로 나와 안내하는 시간만 걸린다”고 해명했다.

경찰 또한 ‘삼성 눈치보기’ 비난에서 피할 수 없다. 대형 인명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수사기관이 보완 절차를 운운하며 1시간여 지체를 했다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현장 진입이 늦은 것은 경찰 책임이 아니다”며 “반도체회사의 경우 영업비밀 탓에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고 <연합>은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