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의 직장폐쇄와 노조파괴 프로그램 등으로 극심한 노·사 갈등을 겪고 있는 유성기업 영동공장에서 몰래카메라가 발견돼 논란이 되고 있다.

유성기업 영동지회는 29일 사측이 설치한 몰래카메라 3대를 공장 내부의 주조부와 생산부 사무실, 관리부 앞에서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유성기업 영동지회 최지순 사무장은 30일 ‘go발뉴스’에 “어용노조(복수노조) 쪽에서 지회조합원을 고소·고발하면서 법원에 증거자료로 제출한 동영상 자료가 있는데, CCTV(폐회로텔레비전)가 본래 있던 위치에서는 나올 수 없던 각도라는 게 확인이 됐다”며 몰래카메라를 발견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최 사무장은 “사측에서는 조합 활동 방해뿐만 아니라 일상적으로 조합원들을 감시하면서 잠깐 자리를 비웠다던가 하면 근무지 이탈 등의 명목으로 일방적으로 임금을 삭감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지금 사업장 내 설치된 CCTV도 직장폐쇄 기간에 동의 없이 사측에서 설치를 한 거고 사측은 이걸 이용해 불법적으로 법원에 자료를 제출하는 일이 많았다”고 토로했다.

▲ 지난 3월 12일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 등이 유성기업 경영진의 노조 파괴 의혹에 대한 검찰의 불기소 처분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 go발뉴스

유성지회 조합원들은 앞서 사업장 내 CCTV를 이용해 사측이 노조를 사찰하고 있다며 극심한 스트레스와 우울증을 호소한 바 있다. 더구나 이번에 발견된 몰래카메라 중에서는 직원들이 샤워를 하기 위해 옷을 갈아입는 탈의실 방향으로 설치된 것도 있어 인권침해 논란까지 일 전망이다.

최 사무장은 “조합원들이 현재 발견한 몰래카메라만 3대인데 더 있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고 탈의장을 정면으로 찍고 있는 몰래카메라도 있어 굉장히 불쾌하게 생각했다”며 “또 이걸 누가 관리하는지도 모르고 누가 보는지도 알 수가 없어 조합원들의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사측은 노조 감시가 아닌 폭력을 채증하기 위해서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 사무장은 “회사가 폭력을 찍기 위해서라고 하는데 오히려 폭력을 유발하고 있고 조합원들을 폭행하고 있다”며 “반대로 사측에서 폭행을 한 경우에는 자료를 요청해도 주지 않고 오히려 이상하게 편집을 한다든지 해서 우리가 불법행위를 한 것처럼 악용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한편, 노조파괴 프로그램과 관련해 특검실시와 책임자 처벌 등을 촉구하며 충북 옥천 나들목 인근 광고탑에서 고공농성을 벌이던 이정훈 영동지회장은 지난 28일 259일 만에 건강상의 이유로 땅에 내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