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일보>가 2002년 8월 20일에 공개한 ‘사회관심자원병적내용’ 문건. 군검찰이 작성한 ‘사회고위층 병역비리’ 보고서로 이회창 당시 대선후보의 두 아들 외에 ‘고위공직자 K’씨가 포함돼 있었다. ⓒ재미언론인 안치용씨 블로그

2002년 대선정국을 뒤흔들었던 이회창 대선 후보 두 아들의 병역 비리 의혹 당시 <문화일보>가 단독 입수해 보도한 군검찰의 문건 속에 김용준 총리 후보자도 포함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재미언론인 안치용씨는 27일(현지시각) <문화일보>는 군검찰이 작성했다는 ‘사회관심자원 병적내용’이라는 A4용지 3장 문건을 단독 입수해 보도했으며 문건 안의 ‘고위공직자 K’씨가 당시 헌법재판소장이었던 김용준 후보와 여러 면에서 일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화일보> 2002년 8월 20일자 <軍검찰 내사자료 첫 확인>에 따르면 검·군 병역비리 합동수사 직전 군검찰은 1998년말~1999년초 ‘사회관심자원 병적내용’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몇 번의 수정을 거쳐 작성했다(<문화>해당 기사 www.munhwa.com/news/view.html).

당시 이회창 후보의 아들 이정연씨와 이수연씨 등 사회지도층 자제 88명을 수사대상으로 분류한 A4 용지 3장의 내사자료를 지난 1998년 8월부터 2개월간 만들었으며, 몇차례 수정을 거쳐 1999년 3월 정식보고서를 재작성한 것이다.

이 자료에는 전·현직 국회의원 등 사회지도층인사 79명의 아들 88명이 병역면제 혹은 보충역 판정을 받은 내용을 담고 있다. 이회창 후보처럼 두 아들이 면제를 받은 경우는 K, Y, J씨 등 당시 국회의원과 S, K씨 등 고위공직자 등 모두 9명이었다.

면제자중 신장·체중 미달인 경우는 이정연씨를 포함해 7명으로 이중 K, P씨의 아들들은 각각 키 169㎝ 44㎏과 176㎝ 104㎏으로 면제판정을 받았다고 <문화일보>는 보도했다.

<문화일보>는 당시 이정연, 이수연씨를 제외한 인물들을 흐릿하게 처리했지만 김용준 총리 후보자의 아들과 일치하는 사람이 발견됐다고 안치용씨는 지적했다.

▲ 김용준 총리 후보자와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아들의 병역면제 내용 관보종합 ⓒ재미언론인 안치용씨 블로그

안치용씨가 병역사항을 공개한 관보를 확인한 결과 김용준 후보의 장남 김현중씨의 병역면제사유는 ‘고위공직자 K씨’의 아들과 마찬가지로 신장 체중 미달로 기재돼 있었다.

또 김현중씨를 직접 만나본 언론들은 165cm의 단신이 아니라 169~170cm로 보도하고 있다며 이 문건에 아들이 169cm, 몸무게 44kg으로 면제판정을 받았다는 K씨와 유사하다고 안치용씨는 지적했다.

군 검찰이 작성한 보고서에는 1985년부터 1996년까지 군면제 혹은 보충역판정을 받은 자제들의 이름, 주민등록번호, 판정시기, 사유 등이 기재돼 있다.

실제 김용준 후보의 장남 김현중씨는 1989년 10월 2일, 차남 김범중씨는 1994년 7월 4일 각각 면제를 받아 군검찰 리스트의 범주와 일치한다.

안치용씨는 “이 K씨가 김용준 후보라면 두 아들의 병역면제의 정당성 여부에 대해 군검찰이 상당한 의혹을 가지고 있었음을 의미한다”며 “김 후보는 스스로 모든 자료를 공개하고 인사 청문위원들은 엄격하고 공정하게 병역면제의 정당성 여부를 검증해달라”고 촉구했다. 

병역비리 의혹에 대해 총리실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27일 보도자료에서 “장남은 체중미달로, 차남은 통풍으로 병역을 면제받았고, 위법한 사항이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병적서류와 의료기록 등을 검토해 사실관계를 소명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