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국제 노조 총연맹이 세계 139개국을 대항으로 조사한 노동권 보장 실태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았다는 뉴스가 나왔습니다. 우리나라와 같은 수준의 나라로는 방글라데시, 나이지리아 등입니다.

최근 세계일보 기사에 따르면, 한국은 정부의 노조 설립신고 반려, 교직원 노조의 법외노조 결정, 철도파업 주도자에 대한 대량 해고 등을 이유로 들어 중국, 인도, 터키 등 최하위 24개국 안에 포함됐습니다.(☞‘세계일보’ 기사 바로 보기)

기사에 따르면, 5등급은 ‘노동권이 지켜진다는 보장이 없다’는 의미로 관련 법령이 있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적용되지 않는 국가들이 해당됩니다. 한마디로 국제적 망신입니다.

얼마전 한국은 언론 자유도에서도 ‘부분적 자유국’으로서 언론자유 지수 등수도 하락한 바 있는데, 반대로 세계적으로 수위를 달리고 있는 부분은 자살률, 산재발생률 같은 부정적 부문입니다. 그리고 당연히 이 대부분은 이명박-박근혜로 이어지는 한국의 모습이 어떤 것인가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고 봐야 합니다.

▲ ©국제노동조합총연맹(ITUC)홈페이지 캡쳐

제가 살고 있는 미국도 좋은 편은 아니어서 4등급을 받았습니다. 1등급은 대부분 유럽 국가들이고, 러시아와 일본 등이 2등급, 영국, 대만, 호주 등이 3등급을 받았다고 합니다.

결국 이 뉴스가 뜻하는 것은, 전 세계가 신자유주의 광풍에 미쳐 돌아가면서 노동자들의 환경이 너무나 열악해졌다는 것이며, 이윤만을 최상의 가치로 추구하는 이 사회에서 인간의 가치가 얼마나 하락했는가, 그리고 이 신자유주의에 뒤늦게 편승한 한국이 얼마만큼 비인간적인 사회, 물질주의가 극대화된 사회인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봐야 할 겁니다.

노조가 제대로 활동할 수 없는 나라는 결국 정규직의 제대로 된 일자리가 없는 나라라는 말과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입니다. 노동조합과 정규직이 보장된 나라들의 가장 큰 특징은 사회의 구성원 개개인들이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는 것' 입니다.

스스로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환경을 국가가 일부러 박탈하고 있다고 봐도 될 것입니다. 하긴 노동자들이 주체성을 갖고 깨어나는 것을 두려워하는 나라, 그 국가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거대 기업이 21세기 초중반이 되어서야 무노조 방침에 변화를 주겠다는 나라가 한국입니다.

사회가 노조를 불온시하고 비정규직을 양산하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우리는 이번에 너무나 똑똑히 봤습니다. 비정규직 선장과 승무원들이 일하던 세월호, 우리에게 사회적 보장이 되지 않는 나라에서 사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똑똑히 보여주지 않았습니까. 전태일 열사의 외침은 아직도 진행형입니다.

시애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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