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청년연합, 미디어워치 등 애국 보수를 표방하는 일부 단체들이 세월호 참사 침묵 시위에 유모차를 끌고 나온 어머니들을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13일 오후 2시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아이들을 학대하고, 인권유린을 일삼는 유모차부대의 아동학대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장기정 자유청년연합 대표는 “집회현장은 욕이 난무하고 폭력이 난무하는 곳이다. 그런 위험한 곳에 젖먹이 아이를 방패막이로 내세우는 정신 나간 부모가 진정 아이의 부모라 할 수 있는가”라며 “아이들이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희생되는 일이 없도록 유모차 부대를 아동학대죄로 고발한다”고 말했다.

이들 단체로부터 고소를 당한 엄마들은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위 참가자는 ‘go발뉴스’에 “어젯밤 인터넷을 통해 고소 사실을 알게 됐다. 아이를 데리고 침묵시위에 참석한 일이 고소 여부가 될 수 있냐”라며 “고소 이유가 정말 어이없다”라고 말했다.

▲ ⓒ 트위터 화면 캡처

이들이 침묵행진을 시작한 건 지난달 30일이다. 100여명의 엄마들은 검정 옷차림에 노란 리본을 달고 강남역 10번 출구 앞 도로를 왕복했다. 이들이 든 피켓엔 ‘지켜주지 못해 미안합니다’ ‘우리가 침묵하면 세월호는 계속됩니다’ 등의 내용이 적혀있었다.

강남역 엄마들의 침묵행진을 최초로 제안한 전주영씨는 전화통화에서 “20개월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이번 세월호 참사에 깊은 슬픔을 느꼈다”며 “이런 참담한 비극이 또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주변 엄마들과 함께 침묵 시위를 준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엄마들의 침묵시위에 대해 ‘유모차 부대’로 지칭하는 언론의 보도행태를 지적하며 “우리는 언론이 말하는 단체가 아니다. 세월호 사태에 분노한 엄마들이 개인적으로 침묵시위에 참여한 것”이라며 “정치색이나 정치당원이 아닌 그저 대한민국의 평범한 엄마들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적법한 절차를 거쳐 주변 상인들과 행인들에게 피해가 없도록 참가자 모두 침묵을 지켰다”며 이번 침묵행진이 합법적인 절차를 거친 평화 시위임을 강조했다.

전 씨는 또 보수단체의 고발조치와 관련 “검찰에서 부르면 조사에 성실히 임할 것” 이라며 “혐의가 없다고 결론이 나면 그때 변호사를 통해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는 개인 입장을 표명했다.

침묵시위는 서울 강남역에 이어 지난 5일 홍익대 일대에서도 진행됐다. 200여 명의 엄마들이 참석한 가운데 요란한 구호 없이 침묵으로 일관된 시위였다. 오는 18일엔 분당,판교, 죽전 지역 침묵시위를 예고했다.

[편집자주] 앞서 해당기사에 게재된 바 있는 트위터 출처의 보도 사진은 강남역 부근에서 진행된 엄마들의 침묵행진과 무관한 사진임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