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 재판에서 검찰이 결정적 단서로 제시했던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이 작성한 메모장 파일에 대해 변호인이 “증거능력이 없다”고 주장해 논란이 예고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 심리로 29일 열린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공판에서 변호인 측은 검찰 수사의 결정적 단서가 됐던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이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메모장 파일의 증거능력을 문제 삼았다.

검찰이 트윗 작업을 담당한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 김 모 씨의 이메일 압수수색에서 발견한 이 메모장 파일에는 트위터 계정 수십 개가 적혀있었다. 이는 검찰이 국정원 트윗 활동을 확인하는 결정적 단초가 된 문건이다.

▲ ⓒ'국가정보원'

변호인 측은 이 메모장 파일이 김 씨의 메일에서 발견되기는 했지만 원작성자가 누구인지는 명확히 드러나지 않아 증거능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앞선 증인신문에서 자신의 메일 계정을 다른 사람이 쓴 적은 없다고 말한 것은 맞지만, 첨부파일은 자신이 작성했다고 인정하지 않았고 작성자가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이에 재판부는 "변호인의 주장이 일리가 있다"며 "다음 달 7일까지 이 파일의 원작자를 증명하기 위한 검찰 측 입증 계획을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그동안 증거능력과 관련한 공판 절차 진행 중 이런 주장은 전혀 하지 않고 압수절차의 위법성만 주장하다 뒤늦게 주장을 바꾼 취지가 뭐냐"며 반발했다.

검찰은 또 “피고인들이 현직 국정원 직원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의견서 중에 변호사들이 썼다고 생각이 안 될 정도의 내용이 있다”며 피고인들의 의견진술에 국정원이 개입한 듯한 인상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 7일 오후 2시 다시 기일을 열어 검찰 측 입증 계획 등을 듣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