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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개표 집회 ‘北폰트’…2년전 <조선> “도처 사용”與, 황당 ‘종북배후설’…이강택 “극우집단‧언론‧정당, 마녀사냥 매커니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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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일성 기자  |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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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1.14  16:21:42
수정 2013.01.16  11: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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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철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14일 대한문 대선 수개표 요구 촛불집회 현장에서 북한의 폰트를 사용한 현수막이 나왔다며 ‘종북세력 배후설’을 제기하고 나섰다. <조선일보>와 자사 종편 ‘TV조선’은 13일 인터넷상에 수개표 요구 집회에서 북한 글씨체를 사용한 플래카드가 나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2011년 7월 북한 폰트는 도처에서 볼 수 있고 인터넷을 이용해 쉽게 다운받을 수 있다며 200여종의 폰트를 소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 새누리당 심재철 최고위원이 14일 오전 최고위원회에서 대선 수개표 요구 촛불집회에서 북한 폰트를 사용한 현수막이 나왔다며 네티즌의 의혹을 공식 거론했다. 해당 내용은 SNS에서도 관심을 모았다. ⓒ 트위터 화면 캡처

심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12일 대한문 앞에서 대선 수개표를 요구하는 집회에서 김일성 주석이 만들었다는 광명납작체 현수막이 등장해 충격”이라고 당 회의에서 일부 네티즌들의 의혹을 공식 거론했다.

심 최고위원은 “이 폰트는 일반 네티즌들이 흔하게 사용하거나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알려져 있고 특정단체나 세력이 대량으로 제작한 것으로 보인다”며 “네티즌들은 대선결과를 부정하고 나라의 근간을 흔들려는 종북세력이 재검표를 주장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고 색깔론을 폈다.

심 최고위원은 이한구 원내대표와 미리 준비한 광명납작체 현수막 사진 인쇄물을 언론을 향해 펼쳐 보이기도 했다.

심 최고위원은 “제 1야당인 민주당에도 흑색선전에 동조하는 분이 있어 의아스럽다”며 “이석현 의원과 정청래 의원이 주장하고 있고, 27억원 먹튀의 장본인인 이정희 전 의원도 트위터에서 재검표를 요구하고 있다”고 야당 정치인들을 거론했다.

이어 심 최고위원은 “관계당국은 즉각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며 “종북논란까지 일고 있는 이 같은 재검표 선동에 대해 민주당이 중심을 잡아 줄 것을 바란다”고 검찰, 경찰 등 사정당국과 민주통합당에 요구했다.

앞서 <조선>은 13일 인터넷판 <대선 ‘재개표’ 플래카드에 北글씨체 이용 논란>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보수 성향의 인터넷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인터넷에 퍼진 내용을 보면 12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문 앞 ‘대선 수개표 촉구’ 촛불집회 현장에는 북한 글씨체와 유사한 플래카드가 등장했다”고 보도했다.

   
▲ <조선>과 자사 종편 ‘TV조선’은 13일 대선 수작업 개표를 요구하는 집회에서 북한 글씨체를 사용한 플래카드가 나왔다는 주장이 보수 인터넷 커뮤니티에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 ‘TV조선’ 화면캡처

<조선>은 “네티즌들은 이 플래카드에 쓰인 글씨가 북한에서 개발한 글자체인 ‘광명체’와 흡사하거나 같다고 주장한다”며 “이 글씨체가 북한 ‘광명체’라고 주장하는 네티즌들은 12일 촛불집회에 ‘외부 세력이 개입한 것으로 보인다’며 경찰 수사를 요구했다”고 전했다. <조선>의 종편채널인 ‘TV조선’도 <네티즌 “플래카드 서체는 북한 한글 폰트”>란 제목으로 보도했다.

그러나 <조선>은 2년 전 2년전 방송 프로그램 소개 기사에서는 180도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북한에서 개발된 폰트는 인터넷 P2P사이트를 통해 누구나 다운받아 사용할 수 있다며 국내에서 널리 쓰이는 북한 폰트 종류까지 자세히 소개했다.

2011년 7월 9일 <[Why] 복고 바람 타고… 북한 서체, TV자막까지 등장>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조선일보>는 KBS ‘낭만을 부탁해’란 프로그램이 70~80년대 향수를 자극하기 위해 북한에서 개발된 ‘옥류체’란 글씨체를 자막에 사용하기도 한다고 보도했다. <조선>은 “김일성이 일제강점기 백두산 일대에서 일본군과의 전투에 승리한 것을 기념해 만든 청봉체를 컴퓨터 폰트화한 서체”라고 덧붙였다.

   
▲ <조선일보>는 2011년 북한 폰트는 인터넷을 이용해 국내에서 쉽게 받을 수 있다며 상세히 보도했다. ⓒ <조선>닷컴 화면캡처

<조선>은 서체학자 박병천 경인교대 명예교수의 “방송자막은 물론 포스터·현수막 등에서도 심심찮게 북한 폰트를 찾아볼 수 있다”는 말을 전하며 “북한 폰트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되면서 복고풍 분위기를 자아내고 싶을 때는 어려움 없이 북한 글씨체를 쓸 수 있게 된 셈이다”고 보도했다.

이어 <조선>은 “가장 폭넓게 쓰이는 옥류체를 비롯해 가로획이 가늘고 세로획이 굵은 광명체(光明體), 정사각형 획에 굵은 글씨체인 천리마체 등 국내에 소개된 폰트 수만도 200여개에 이른다”고 소개했다. 

이에 대해 이강택 언론노조위원장은 ‘go발뉴스’에 “간첩단 사건 조작하듯이 조작의 강도를 더 심화하고 논의를 확산하는 매카니즘으로 자리를 잡은 것 같다”며 “지난 대선에서 재미를 봤는데 견제 장치가 사회적으로 없으니 본격화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 위원장은 “조선시대, 중세시대, 왕조시대 역모사건을 조작하는 형태를 연상시킨다”면서 “노골적인 공포정치의 시작”이라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 위원장은 “더 나아가 당하는 사람들, 주변 사람들한테 ‘표적이 되면 당한다, 빨갱이로 몰린다’는 공포를 줘서 저항을 포기하거나, 침묵하게 만드는 상황으로 가고 있는 것 아니냐”며 “우리 사회 최소한의 이성적 논의나 판단의 싹을 제거해버리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중세의 마녀사냥에 가깝다, 저항이나 비판적인 싹을 뽑겠다는 행태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괴벨스적인 언론과 극우행동단체와 나치스 정당의 관계가 완벽하게 한국에서 부활된 거 아니냐. 사회적 광기가 물질적으로 구현된 매카니즘으로 본다”고 말했다.

민주화를 위한 모임의 이재화 변호사는 트위터에 “아니, 한글인데 북한서체 사용하면 문제가 되나?”라며 “이런 식이면 빨간색 사용한 새누리당 조사해야 하는 것 아닌가? 졸렬! 졸렬! 졸렬!”라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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