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생 공기총 살해사건’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윤길자 씨가 ‘형집행정지’를 받을 수 있도록 공모하고 회사 자금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 기소된 윤 씨의 남편 영남제분 류원기 회장과 주치의 박 모 교수에 대해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뉴시스>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김하늘)는 7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배임증재 등 혐의로 기소된 류 회장에 대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또한 허위진단서 작성·행사 및 배임수재 혐의로 함께 기소된 주치의 박 교수에 대해 징역 8월을 선고했다.

다만 검찰이 박 교수를 기소한 3장의 진단서 중 2장만 허위진단서로 인정해 류 회장이 진단서 조작 청탁과 함께 주치의 박 교수에게 미화 1만 달러를 건넨 혐의에 대해서는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또한 류 회장에 회사 자금 횡령 혐의에 대해서도 63억 원 상당만 업무상 횡령·배임으로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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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재판부는 류 회장의 양형 이유에 대해 “피해회사 중 2개의 회사는 피고인이 실질적으로 주식 전부를 보유하고 있는 1인 회사인 점과 피해액 중 상당 부분을 변제하거나 개인 재산에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등의 방법으로 변제를 위한 담보를 제공한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에 대해서는 “피고인이 작성한 허위진단서가 형집행정지 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다른 의사의 적절하지 못한 진단서와 검사의 과실 역시 그 결과를 키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비정상적이고 반복적인 형집행정지결정 및 연장결정이 단순히 피고인이 작성한 허위의 진단서에 의해서만 결정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앞서 류 회장은 지난 2010년 부인 윤 씨의 주치의인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 박 교수에게 허위 진단서 발급 청탁과 함께 1만 달러를 건넨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류 회장은 또 지난 2009부터 4년여 동안 영남제분과 계열사 법인자금 86억 원을 빼돌려 윤 씨의 입원비로 사용하거나 대출이자를 갚는 등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혐의도 받았다.

박 교수는 류 회장으로부터 1만 달러를 받고 지난 2008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총 3차례에 걸쳐 윤 씨에게 허위·과장 진단서를 발급해준 혐의로 류 회장과 함께 구속 기소됐다.

지난달 3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류 회장과 박 교수에게 각각 징역 4년 6개월과 징역 3년에 추징금 1053만5000원을 구형한 바 있다.

박 교수 변호인 측은 “박 교수가 작성한 진단서 가운데 허위진단서 있다고 하더라도 고의성이 있다고 볼 수는 없다”며 보석신청과 항소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