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국가기관의 불법 선거개입 의혹과 관련, 특별검사제 도입을 제안한 데 대해 새누리당은 부정적인 반응을, 민주당은 문제의 심각성 인식은 반기지만 특검 도입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며 유보적 입장을 표명했다.

4일 안철수 의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기관의 불법 선거개입 사건은 특별검사에 의한 통합 수사만이 사실을 제대로 밝힐 수 있다”며 “검찰 따로, 군 수사기관 따로 이루어지고 있는 지금의 수사방식으로는 진실을 제대로 밝힐 수 없다”며 이같이 제안했다.

안 의원은 “수개월째 계속되고 있는 의혹에 대해 이젠 종지부를 찍어야 할 때다. 이 문제는 신속하게 진실을 규명하여 책임자를 엄중 처벌하고 재발방지책을 만들면 될 사안”이라며 “언제까지 이 문제를 가지고 소모적 공방과 대치를 계속해야 하겠나. 국민이 보시기에 ‘정말 우리 정치는 이 정도밖에 안 되는 것이냐’고 꾸짖고 개탄해도 드릴 말씀이 없다”고 밝혔다.

또한, 안 의원은 “정부 여당이 제기하는 대선불복 시비는 문제의 본질을 벗어난 것”이라며 “지난 대선 과정의 일들은 특별검사의 수사에 맡기고 정치는 산적한 국가적 과제와 ‘삶의 정치’에 집중할 것을 제안한다”며 정치권에 정쟁 중단을 요구했다.

▲ 안철수 무소속 의원 ⓒ'안철수의원실'

안 의원의 특검 주장에 대해 새누리당은 “분란을 키우는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반발했다.

김태흠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안 의원의 기자회견 직후 국회 브리핑을 통해 “안철수 의원은 꼭 자기 존재감이 좀 미비해지고 존재감이 없어지는 부분만 되면 이런 식으로 나온다”며 “시기적으로 재판 결과가 끝난 뒤에 해야지 지금은 분란만 더 키우는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꼬집었다.

김 대변인은 “검찰 수사와 사법부의 재판중인 사안에 대해 특검 운운한 것은 삼권분립을 훼손하는 발언이다”며 “대통령과 정부가 철저한 수사를 통해 잘못된 부분은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한 만큼 사법부의 최종 결과를 지켜보는 것이 도리일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민주당은 안 의원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기자회견을 통해 입장을 언급한 점을 높이 평가한다”하면서도 “검찰 수사와 재판 진행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김관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히고는 “정치권이 이제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문제를 매듭짓고 국민들의 삶의 문제에 보다 전념해야 한다는 언급도 민주당의 입장과 같이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정치권이 불법 대선개입 사건을 매듭 지으려면 민주당이 그동안 일관되게 주장해 온 철저한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대책 마련, 대통령 사과 요구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명확한 입장표명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대변인은 또한 “다만 특검도입 문제는 현재 진행 중인 국정원 댓글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와 재판진행 상황, 또 다른 국가기관들의 대선개입 의혹사건에 대한 조사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판단해야 한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안 의원의 특검 제안에 네티즌들도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한 네티즌(spah******)은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옳은 소리 반갑네요. 정쟁은 그만두고 특검으로 밝힙시다”라고 환영했고, 또 다른 네티즌(하늘***)은 “뭐 이제 와서”라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 밖에도 “안 의원 입지는 새누리당의 친노, 종북프레임을 벗어나기에 충분할 것으로 보여 긍정적이네요. 그러나 단점은 대응이 항상 한발씩 늦어서 화력이 안 모인다는..”(여시***), “특검해봤자 삼성특검, BBK특검 꼴 납니다. 차라리 곪아터지게 놔두는 게 낫습니다”(불암*), “여야에 촉구하는 것도 웃김. 그는 여인가 야인가? 창당하는 순간 야인데 참.”(하늘***), “특검도 박근혜가 임명하는거 라서요. 지난번 이명박 특검이 뭐 했나요. 이래나 저래나 솔직히 가망없어요, 정권이 저쪽에 있는 한”(다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