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에게 ‘미래 대통령’으로 언급해 줄 것과 신당창당의 전권을 요구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 ⓒ 민주당 홍영표 의원 공식사이트

문재인 캠프의 종합상황실장을 맡았던 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내달 1일 출간되는 <비망록-차마 말하지 못한 대선패배의 진실>에서 이같이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저서에는 올해 초 안 의원이 부인했던 ‘미래 대통령 요구안’ 문건도 공개될 예정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이와 관련 안 의원 측은 “단일화 과정에 대해 문 후보 측과 공개 여부를 논의한 적도 없고 그 문제를 꺼낼 시기도 아니다”라며 “홍 의원 저서와 관련해 어떠한 반응도 내놓지 않을 것”이라며 언급을 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안 의원 측 금태섭 변호사는 31일 자신의 트위터에 “아예 출마를 포기하고 양보한 사람에게 책임이 있다고 원망하는 게 정말 상식적으로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 걸까. 이 사람들은 남의 탓을 하지 않을 깨가 한 번도 없구나. 이제 좀 지겹다”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홍 의원의 ‘비망록’ 발간을 두고 트위터 등 SNS상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백찬홍 씨알재단 운영위원은 트위터에 “홍영표 의원이 무슨 책을 낸 모양인데 그는 한미FTA추진단장으로 일하면서 무분별한 미국산 쇠고기 개방도 찬성한 인물”이라며 “한마디로 이재오, 김문수와 유사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그의 말은 전혀 신뢰하지 않음”이라고 적었다.

이어 “홍영표의 비망록 출간은 지리멸렬한 민주당의 현실은 인정하지 않고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안철수 신당 흠집내기나 하겠다는 속셈”이라며 “이러니 재보선 때 수도권에서조차 참패를 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MBC 이근행 PD는 “비망록이라는 건 죽기 전에나 쓰는 거 아닌가. 현실정치의 테이블에 앉아서 협상을 하고 대선 패배 1년도 안돼서 상대방에게 책임을 전가하듯 까발리는 건 사실여부에 앞서 정치적 신의차원에서도 할 일은 아닌 듯하다. 그렇게 미래는 오지 않는다”라고 질타했다.

파워트위터리언 레인메이커는 “민주당 홍영표의 지난 대선의 비망록 발표는 고질병처럼 번진 민주당의 패배의 습속은 일말의 반성도 없이,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하여 위협 세력이 되고 있는 안철수 진영에 견제구를 날리기 위한 추잡한 정치공세. 이런 짓을 하며 새누리 욕할 자격이 있나?”라고 일갈했다.

네티즌 ‘jk0***’는 “홍영표의<대선비망록 폭로>를 가장 반길 세력이 누구겠는가? 바로 새누리당이다. 적에게 가장 큰 선물을 안겨 주면서도 그 사실조차 판단하지 못하는 자가 대선 상황실장이었다니 대선패배가 너무나 당연하지 않은가? 그 폭로로 인해 오히려 유탄을 맞을 것이다!”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폭로가 아니라 기본적인 알 권리를 충족시키는겁니다”(MD****), “니들은 툭하면 대선보고서 내고 자봉일기 내고 해놓고 민주당에서 비망록 내면 안 되는 이유가 대체 뭔데?”(drm******), “새누리당한테 못된 것만 배워가지고 물타기ㅋ이건 문재인이 모르는 사실인가? 홍영표는 꼬리야?ㅋ”(o*)라는 등의 반응도 올라왔다.

홍 의원은 책을 출간한 배경에 대해 “비망록의 핵심은 ‘사실’이다. 최대한 있는 그대로 사실을 알려야겠다는 생각으로 이 책을 썼다”며 “어떤 사람들은 우리를 무능한 집단, 패권주의자들로 규정하고 비난했다. 비난은 아무래도 좋다. 하지만 역사와 국민이 판단할 수 있도록 사실을 사실 그대로 알려야 한다고 줄곧 생각했다”고 밝혔다.

비망록은 문 후보 비서실장을 맡은 민주당 노영민 의원, 캠프 전략기획실장이었던 윤호중 의원, 공동선대위원장이자 단일화 협상에 나선 이인영 의원 등과 실무진들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정리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