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새마을운동을 미래지향적 시민의식 개혁운동으로 발전시키자”며 제2의 새마을운동을 제안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당은 박 대통령의 발상에 대해 시대에 뒤떨어진 발상이라고 비판했고, 네티즌들은 유신헌법이 부활하겠다며 비난을 쏟아냈다.

박 대통령은 20일 전남 순천에서 열린 ‘2013년 전국새마을지도자대회’에 참석해 “새마을운동은 우리 현대사를 바꿔놓는 정신혁명이었다”며 “우리 국민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면서 세계가 주목하는 한강의 기적을 이루는 동력이 되었다”고 새마을운동을 평가했다

박 대통령은 “새마을운동의 정신은 내가 아닌 ‘우리’가 잘 사는 것 이었다”며 “제2의 새마을운동은 나눔, 봉사, 배려의 실천덕목을 더해 국민통합을 이끄는 공동체 운동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우리 모두가 대한민국의 울타리 안에서 한마음이 되고 다시 한 번 국민적 에너지를 모아야 한다”며 “새로운 공동체 운동을 통해 도시와 농촌,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를 해소하고 세대간, 지역간, 계층간 갈등의 골을 메워나가는 것이 제2의 새마을운동의 중요한 과제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새마을운동은 국민의 창의력을 이끌어 내는 창조운동, 문화적 역량을 키워내는 문화운동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도시와 농촌의 풀뿌리 문화운동, 지역의 특성에 맞는 현장중심의 창조경제를 실천하는 의식개혁 운동이 새마을운동을 통해 구현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 20일 전라남도 순천시에서 개최된 '2013 전국새마을지도자대회'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 ⓒ'청와대'

박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에 민주당은 “시대착오적”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김영근 민주당 수석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가정보원이 유신시대에나 저지를법한 ‘불법 대선개입’이 백일하에 드러난 상황에서 박 대통령은 5·16 군사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아버지 박정희정권 시절의 토목운동이었던 새마을운동을 범국민으로 승화시키자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부대변인은 “‘새벽종이 울렸네, 새아침이 밝았네..’로 시작한 새마을운동 노래는 1인당 국민소득 1000달러 이하의 시대에나 통했다”며 “현 시점에서 필요한 것은 새마을운동이 아니라 기본과 상식이 통하고 민주주의와 민생을 회복하기 위한 운동이다. 새마을운동을 다시 살리려는 움직임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제2의 새마을운동 소식에 SNS상에서 네티즌들도 강하게 반발했다. 선대인 소장 (선대인경제연구소)은 자신의 트위터에 “제2 새마을운동? 휴가도 아버지 별장지에 다녀온 박근혜. 수십 년 잃었던 가업을 다시 이어받아 운영하겠다는 자세. 그리고 실추된 아버지의 명예를 회복하겠다는 자세. 이렇게 사심 가득한, 시대착오적 국가운영이 성공할 리 없다”고 꼬집었다.

이시영 시인은 “윤여준 전 장관이 박근혜를 한사코 비토했던 것이 이제야 이해가 된다. 온 나라가 국정원 사태로 들끓고 있는데도 거기엔 일언반구도 없이 제2의 새마을운동으로 정신혁명을 하자고 외치다니! 이건 국민의 지적 수준을 모독하고 폄훼하는 행위다”고 비판했다.

이 밖에도 “지금 2013년이 맞습니까? 왜 저들의 머리는 이미 몇십년 전에 하던 시대와도 안 맞는 1960~70년대 방식으로 자꾸 회귀하려는 걸까요?”(울**), “궁극적으로는 박정희, 김정은처럼 독재가 하고 싶은 듯”(나비**), “청년실업, 고물가 저임금, 소상공인보호, 장애인복지, 저출산, 육아문제를 비롯해 넘쳐나는 사회문제나 신경 좀 쓰시지 쓸데없는 데 세금 낭비하게 생겼군요”(적*), “조만간 유신헌법 시즌2 나올 듯”(변비**), “국민을 통합해서 돌아버리게 하네요..”(◎*), “유신도 하겠네?”(질꺽**) 등의 비난 글들이 잇따라 게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