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60% 안팎으로 꾸준히 나오는 이유가 12%의 이른바 ‘평가유보층’의 역할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평가유보층은 국정운영 지지여부를 묻는 여론조사에 첫 답변을 ‘모르겠다’고 했다가 재차 물으면 조심스럽게 평가를 내놓는 대상이다.

<내일신문>이 창간 20주년을 맞아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박 대통령 국정운영에 평가는 ‘잘하고 있다 47.6%’, ‘못하고 있다 23.7%’, ‘모르겠다 28.7%’로 나왔다.

이번 여론 조사를 보면 박 대통령에 대한 견고한 지지층은 47.6%로 볼 수 있는데 통상 긍정평가가 55~65% 수준으로 나오는 다른 여론조사와 격차를 보인다.

▲ 박근혜 대통령 ⓒ 청와대

이는 기존 여론조사 방식대로 지지여부를 묻는 여론조사에 처음에 ‘모르겠다’고 했다가 재차 물었을 때 긍정평가를 한 ‘평가유보층’ 때문이다. 평가유보층 지지율 12.4%에 긍정평가자 47.6%를 합하면 기존의 높은 지지율 60%가 나오는 것이다.

결국 실제 박 대통령 지지율은 ‘적극 지지층(47.6%)+평가유보 중 지지층(12.4%)’으로 세분화 할 수 있다.

문제는 평가유보층이 적극 지지층에 비해 ‘국정 성과’에 훨씬 민감하다는 점이다.

<내일신문> 조사에서 긍정평가자는 박 대통령의 가장 큰 장점으로 강한 리더십(35.5%)을 꼽았다. 하지만 평가유보층은 전두환 전 대통령 추징금 처리와 같은 과거청산(34.0%)이라는 응답을 내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지보다 구체적인 정책수행을 평가기준으로 삼고 있다.

이는 박 대통령의 최대 단점을 묻는 질문에서도 드러난다. 부정평가자의 경우 소통부족(29.1%)이었지만 평가유보층은 대선공약 후퇴(24.7%)를 꼽았기 때문이다. 대선 이전부터 지적돼왔던 소통문제를 단점으로 본 게 아니라 당선 이후의 행동을 보고 판단했다는 뜻이다.

기초노령연금, 전월세 대책, 국정원 댓글사건에 대한 대통령의 태도 등 현안에 대해서도 평가유보층의 ‘정책 판단’은 그대로 나타난다. 평가유보층은 긍정평가자에 비해 훨씬 비판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가유보자의 절반 이상이 박 대통령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은 미래에 대한 기대 때문이라고 <내일신문>은 분석했다. 평가유보층 대부분이 ‘아직 평가하기 일러서(35.8%)’, ‘잘하는 것도 못하는 것도 있어서(34.6%)’라고 응답한 것은 구체적인 성과를 기다리고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성과가 없다는 판단이 드는 순간 돌아설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연구위원은 “평가유보층에게는 대통령의 이미지가 아니라 정책수행이 중요하다”며 “화려한 외교나 원칙의 강조보다는 성과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만큼 박근혜정부 정책의 문제가 드러나면 지지에서 냉정하게 반대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