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정치멘토’로 불리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취임 6개월을 맞은 박근혜 정부의 국정수행 능력에 대해 “준비가 부족한 정부”라고 꼬집고는 “제대로 된 능력을 보여주지 못해 자질 등 함량 미달”이라고 총평했다.

▲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 'go발뉴스'

윤 전 장관은 2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박근혜 정부의 ‘잘한 일’과 ‘잘못한 일’에 대해 객관적으로 평가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윤 전 장관은 박근혜 정부의 잘한 일로 ‘남북관계’를 꼽았다. 그는 개성공단이나 이산가족 상봉이 성사된 점을 높게 평가하며 “나름대로 원칙을 지키면서도 신축성을 발휘했다. 양보할 건 양보하면서 합의를 이끌어낸 것에 대해 높이 평가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잘못한 일에 대해서는 ‘정치’를 꼽았다. 윤 전 장관은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 사건과 관련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국가는 대통령과 국회의원이 같이 통치하라고 국민이 권한을 부여한 것”이라면서 “대통령은 야당 대표가 만나자고 하면 당연히 만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꼬인 정국을 풀기위한 해법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3자회담을 수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 전 장관은 “여당 대표가 3자회담을 제안했다. 3자가 못 만날 이유가 뭐가 있나. 남북도 대화를 하면서 여야, 대통령과 야당이 대화를 안 하려고 하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정원 사건과 관련,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 남재준 국정원장의 해임을 촉구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대해서도 “(박근혜 대통령이)얼마든지 정치적으로 답할 수 있는 문제”라면서 “(여야와 대통령이)만나서 얘기하다 보면 서로 양보하고 그런 것 아니겠는가. 겁나서 안 만나는 건 아니지 않겠느냐”며 3자회담을 수용할 것을 조언했다.

윤 전 장관은 또 ‘국정원 정치개입에 대해 몰랐다’는 청와대의 입장과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원 ‘셀프개혁’ 발언에 대해서 “검찰 수사 결과가 나와 있다. 다만 정도가 대통령 선거 결과를 뒤집을 만한 정도로 개입 했느냐의 여부에 대해서는 따져봐야 한다”면서도 “검찰과 경찰이 공개적으로 치고받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청와대가 빨리 조정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의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특검도입 주장과 관련 윤 전 장관은 “처음부터 특검을 주장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생각을 했다”면서도 “여당이 검찰의 수사 결과 발표를 불신하고 있다. 경찰도 검찰의 수사가 조작됐다고 하는 상황에서는 특검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 전 장관은 앞으로 남은 박근혜 대통령 4년 반의 임기 동안 “민주공화국에 대한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은 민주공화국이 어떤 원리로 국정을 운영해야 되는지 알아야 한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은) 자신이 준수해야 될 헌법을 잘 모르는 것 같이 느낄 때가 많다”면서 “우선 민주공화국이라는 게 어떤 나라며 어떤 운영원리로 이끌어야 되는 건지 깊이 성찰했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아버지가 통치하던 60년대, 70년대하고는 엄청나게 나라가 커졌고 다원화됐다”면서 “대통령의 지시 한마디로 국정이 운영되고 단기적인 성과가 나오던 시절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반드시 국민의 의사를 물어야 하고 야당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것이 민주공화국의 운영원리”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 두 가지만 성찰하면 훌륭한 대통령이 될 수 있는 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의)이러한 인식이 투철하지 않아서 이런 많은 문제가 생긴다고 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