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전 MBC사장의 법인카드 의혹에 대해 ‘문제없음’으로 결론 내려 논란을 빚었던 임진택 감사가 감사원의 자료협조 요청을 거부한 혐의로 22일 오후 검찰에 소환됐다. 공영방송의 감사가 검찰에 소환된 것은 이례적이다.

감사원은 지난 2월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MBC 경영 관련 자료와 법인 카드와 관련된 자체 감사 자료에 대한 감사원의 제출 요구를 거부한 당시 김재철 MBC 사장과 임진택 감사를 고발했다.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감사원은 ‘방송문화진흥회의 경영관리 및 감독실태에 대한 감사’ 보고서에서 감사원법 제50조의 규정에 따라 김 전 사장과 MBC측에 관련 자료를 제출하도록 지난해 9월과 10월에 걸쳐 각각 3차례 요구했지만 김 사장 등이 이에 응하지 않아 감사 수행에 큰 차질을 빚어 고발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보고서에 “임진택 감사는 최소한의 협조도 하지 않았다”고 적시했다. 감사원은 MBC 자체 감사에 대해서도 “MBC 대표이사의 법인카드 사용과 관련해 구체적인 사용처 및 직무 관련성을 밝히지 않은 채 부실하게 보고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MBC노조는 22일 성명을 내고 임진택 감사에 대한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주문했다. 이들은 “특정 개인의 이익을 위해 감사권을 남발하고, 세세히 밝혀 정의를 세우기보다는 의혹을 덮는데 앞장섰던 감사로서의 후안무치한 행태에 이제는 누군가 제동을 걸 때가 됐다”고 밝혔다.

MBC노조는 임 감사에게 “지금이라도 부끄러움을 부끄러움으로 알고, ‘걸맞지 않는 자리’에서 내려오기를, 스스로 사퇴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는 지난 7월 임진택 감사를 차기 감사로 재임명했다.
방문진은 감사 후보로 오른 강성주 전 포항MBC 사장, 임진택 MBC 감사, 전현철 안진딜로이트 회계사 가운데 어느 누구도 과반 찬성을 얻지 못했지만 임진택 감사를 재선임했다.

일부 이사들은 “새로운 감사가 오면 김재철 전 사장 때 있었던 일들을 파헤치게 되고, 그러면 회사가 혼란에 빠진다”는 논리로 임 감사의 재임명에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