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 불법 대선개입 의혹 사건 등에 대한 국정조사 3차 청문회에 여당 의원들이 불참함에 따라 ‘반쪽청문회’로 진행됐다. 민주당은 단독으로 전체회의를 열어 결과보고서 채택이 어려울 경우 독자 보고서를 발간하고 특검을 요구할 계획을 밝혀 국정조사 종료 이후에도 여야의 날선 공방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1일 국정원 국조 특별위원회의 3차 청문회에는 여당 위원들이 불참을 선언함에 따라 야당 특위 위원들만 참석한 채 단독으로 진행됐다. 야당은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과 권영세 주중 대사의 증인 채택을 거듭 주장했고,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기 위한 특별 검사 도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NLL 대화록 무단 유출 뿐만 아니라 경찰의 허위수사 발표, 부적절한 통화 등 두 사람은 국정조사에서 반드시 증언대에 서 진실을 증언해야 할 의무를 가진다”며 “김무성·권영세 두 증인이 나오지 않은 원인과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이 새누리당에 있다. 국정원과 경찰이 새누리당과 짜고 국정조사를 방해했다”고 비난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을 꼬집기도 했다. 박영선 의원은 “박근혜 정권이 매우 미련한 대처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스스로 이 부분을 털고 가야 정권의 정통성이 확보되고 더 이상 국민의 시빗거리가 생기지 않는다. 스스로 무덤파고 있어 안타깝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어 “하루라도 빨리 박 대통령은 이 부분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국정원 개혁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상규 통합진보당 의원도 “이번 국조는 방탄국조였다. 새누리당은 증인신문에서 진실을 규명하지 않고 오히려 증인신문을 방해하고 증인에게 왜곡된 말을 할 것을 앞장서 주장했다”며 “박 대통령이 직접 나와서 해명하지 않는다면 국정원 사건 의혹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압박했다.

▲ 21일 진행된 3차 청문회에 여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반쪽청문회'가 됐다. ⓒ'팩트TV'

사실상 민주당은 오는 23일 결과보고서 채택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만약 여야 합의 채택이 불발될 경우 독자적인 대국민 보고서를 발간하기로 했다. 또한 국조와 검찰수사로는 한계가 있다며 특검도입도 촉구했다.

정청래 의원은 “진실과 거짓의 차이가 너무 멀다”며 “새누리당과 야당 측 주장이 너무나 거짓과 진실의 거리가 멀기 때문에 보고서 채택은 아무래도 어렵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박영선 의원은 “특검을 통해 국정원이 어떻게 선거에 개입했고 정치에 개입을 해서 부정한 대한민국을 만들어가는 지를 규명해야 한다”며 “특검이 되더라도 현행법상 국정원장이 허락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수사를 할 수 없다. 예외규정을 두어야 진실을 밝힐 수 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어 “국정원에 대한 진실 밝히기 작업이 여기서 끝나면 안 된다.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더 이상 나아갈 수 없고 파괴행위가 지속될 것이다”라며 특검 도입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신경민 의원은 “국정원 사건의 배후 의혹 등이 국조를 통해서 나왔다”며 “많은 의혹들을 검찰이 파헤칠 수 있는지 자기선언과 고백을 해야 한다. 검찰의 자기선언적인 결정이 없다면 다음단계는 특검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당은 청문회에 출석해 증인선서를 거부한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 위증한 혐의가 짙은 국정원 직원 김모씨와 최모씨 등을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