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발표한 ‘4대 중증질환 보장 강화 계획’에 정작 의료비 부담의 본질인 ‘3대 비급여’ 문제 해결이 빠져 있어 시민단체 등이 ‘대국민 사기극의 전형’이라고 비난하며 ‘즉각적인 정책 방안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보건복지부는 26일, 4대 중증질환 치료에 필수적이지만 전체 의학적 비급여의 60%에 해당하는 초음파ㆍ자기공명영상(MRI)ㆍ양전자단층촬영(PET) 등 검사, 고가 항암제 등 의약품, 관련 수술재료의 대부분을 2016년까지 건강보험 급여로 전환해 환자 부담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가 보장성을 확대한 필수 의료서비스의 두 배가 넘을 것으로 추산되는 선택진료비, 상급병실료, 간병비 등 ‘3대 비급여’는 전액 환자의 몫으로 남게 됐다.

정부의 이같은 계획은 대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비급여 부분까지 포함해 100% 책임 지겠다”고 한 것과는 배치되는 것이어서 ‘공약폐기’ 논란이 다시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 ⓒ 제2차 대통령 후보자 TV 합동토론회 방송화면 캡처

정부 발표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건강세상네트워크, 민주노총 등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건강보험가입자포럼(이하 포럼)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정부의 4대 중증질환 보장 강화 계획에 3대 비급여 문제해결이 빠진 것은 ‘대국민 사기극의 전형’이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정부안은 오히려 환자부담 비중이 크지 않은 항목들을 급여확대의 주된 타깃으로 삼았고 의료비 부담의 본질인 3대 비급여 문제를 회피한 채 건강보험 급여원리에 맞지 않는 항목들을 선택급여에 배치시켰다”며 “관련항목에 대해서는 환자부담을 가중시키는 꼼수를 부렸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책 사안이 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과 비용에 관한 것인데도 법적 의결 권한이 없는 사회보장위원회에서 보장범위를 결정하고 심의․의결 권한이 있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통해 형식적인 의결 절차를 밟게 한 것은 전례가 없다”고도 지적했다.

또 “보장성 강화 방안은 특수한 항목들이 아니라 의료비 부담이 큰 보편적인 항목들을 해결하는 방식으로 급여범위 우선순위를 재설정해야 한다”며 “선별급여 항목의 경우 3년 주기로 비용효과성 검증 후 필수급여 전환여부를 판단하겠다는 발상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자행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포럼은 “알맹이 없는 급여확대 계획과 2017년에 이르러서야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는 지금의 계획안은 실질적인 공약파기가 분명하다”며 “즉각적인 정책방안 철회와 실효성 있는 대안이 생산돼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