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공범이 검찰에 비공개로 불려 가 조사를 받은 날,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씨가 핵심 피의자인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에게 연락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26일 JTBC 보도에 따르면, 김건희 씨는 검찰 수사가 시작되던 2020년 9월부터 한 달간 이종호 전 대표와 40차례 연락을 주고받은 이후 6개월 만인 2021년 4월14일 저녁 7시53분 휴대전화로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날은 김건희 씨의 ‘계좌 관리인’으로 지목된 민모 씨가 참고인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날이었는데, 당시 민 씨의 조사는 비공개로 진행돼서 지금까지도 언론에 알려지지 않았다.

▲ <이미지 출처=JTBC 보도영상 캡처>

JTBC는 민 씨에 대해 블랙펄인베스트의 이사이자 이종호 전 대표의 처남으로, 주가조작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고 상기시키고는 “김 여사가 수사 상황을 주시하면서 이 씨에게 연락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는 대목”이라고 짚었다.

검찰은 김건희 씨가 이종호 전 대표에게 이 문자를 보낸 것을 전후로 민 씨와 이 전 대표, 그리고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까지 주가조작 일당이 서로 연락을 주고받은 사실도 확인했다.

이종호 전 대표는 검찰 조사에서 “김건희 여사가 뭐라고 문자를 보냈느냐”는 질문에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는데, “문자를 받고 김 여사에게 어떻게 연락했느냐”는 질문에는 “사실 김 여사는 제가 저장한 번호 말고 다른 번호로도 연락이 왔던 적이 여러 번 있었다”고 말했다고 JTBC는 전했다.

▲ <이미지 출처=JTBC 보도영상 캡처>

관련해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2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비공개 조사를 일반인인 김건희 씨가 어떻게 알고 연락할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며 “당시 정보를 제공한 사람이 누구냐, 검찰총장이었던 남편인 윤석열이 아니었을까 하는 합리적 의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사의 국면마다 그렇게 기민하게 통화를 하면서 예의주시한 것을 보면 김건희 여사는 주가조작의 공범 정도가 아니라 주된 당사자였던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강하게 든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1차와 2차 주가조작 중에서 1차는 4,700만 원의 손실을 봤다고 했는데 이 중에서 1차 손실을 보전받았다는 보도도 나왔다”고 언급하며 “일반적으로 주식거래에서 통장만 맡겨놨다고 하더라도 그 거래가 주가조작이라면 통장 주인이 책임을 피하지 못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하물며 일임만 한 것이 아니라 손실을 보전하는 구조였다고 한다면 이것은 매우 이상한 거래”라고 지적했다.

이어 “계획된 이득에 대한 큰 그림이 있지 않고서는 이런 식의 거래는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히고는 검찰을 향해 “이러한 자료를 다 알고서도 검찰은 어떻게 수사하지 않고 있었느냐”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