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 국면이던 2021년, 도피 중이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2차 ‘주포’ 김모 씨가 공범에게 전달하려고 쓴 편지가 공개됐다. 해당 편지에는 ‘김건희 여사만 빠지고 우리만 달리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우려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드러났다.

25일 JTBC 보도에 따르면, 김 씨는 도피 중이던 2021년 10월 즈음 김건희 씨 계좌 관리인으로 알려진 민모 씨에게 주려고 A4 용지 3장 분량의 편지를 썼다. 검찰은 김 씨의 도피를 돕던 측근 A씨의 주거지에서 해당 편지를 확보했다.

편지에서 김 씨는 “잡힌 사람들은 구속기소가 될 텐데 내가 가장 우려한 김건희만 빠지고 우리만 달리는 상황이 올 수도 있고”라고 우려했다.

▲ <이미지 출처=JTBC 보도영상 캡처>

JTBC 서복현 기자는 “어떻게 보면 ‘가장 우려한 건 김 여사는 빠지고 우리만 처벌 받는 상황’이라던 김 씨의 말이 지금 상황과 유사하기도 하다”며 “김 씨를 비롯해 주가조작 일당은 기소돼 유죄를 받았지만 검찰은 김 여사에 대해선 아직 처분을 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해당 편지에는 윤석열 대통령도 언급됐다. 검찰 수사망이 좁혀오자 불안해진 ‘주포’ 김 씨가 윤석열 당시 예비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윤 쪽은 자기 마누라(김건희)만 빠져나가면 나머지는 무기징역을 받든 사형을 당하든 아무런 고민도 없는 사람들”이라고 썼다.

▲ <이미지 출처=JTBC 보도영상 캡처>

그러면서 “그런 사람들에게 기대하고 있었으니 나도 한심(하다)“면서 “11월에 윤석열이 대통령 후보가 되어도, 내년에 대통령이 되어도 뒤집기는 힘들다고 보고 어쩔 방법이 없어졌다“고도 했다.

앞서 박성재 법무부장관은 이날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종호 씨와 김건희 씨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수사가 본격화되던 시점에 40차례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보도에 대해 ‘실제 주가조작에 공모 내지는 가담했는지 규명하는 게 중요하다’고 발언했다.

이에 대해 JTBC는 “그동안 검찰이 김 여사와 관련해 어떤 진술이나 단서를 가지고 있는지 공개되지 않았다. 이종호 씨(블랙펄인베스트 前대표)나 대통령실의 해명만 알려졌다. 그 해명과는 다른 자료들이 확인됐기 때문에 김 여사 관여 여부를 명확하게 규명할 필요가 생긴 것”이라고 의미를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