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연락이 끊겼다’던 대통령실 해명과 달리,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씨가 지난 2020년 9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수사가 본격화되자 공범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에게 먼저 전화를 건 사실이 드러났다.

23일 JTBC는 2020년 9월23일부터 10월20일까지 한 달치 분량의 ‘김건희-이종호’ 간 통신내역을 확보했다고 밝히고는 “두 사람은 일주일 사이 36차례 연락을 했고, 첫 고발인 조사날에만 9차례 연락했다”고 보도했다.

▲ <이미지 출처=JTBC 보도 영상 캡처>

JTBC에 따르면 첫 연락은 9월23일로, 이날은 검찰이 주가조작 사건 고발인으로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을 이틀 뒤 소환 조사한다는 게 언론에 알려진 바로 다음 날이다. 이날 김건희 씨는 오후 5시13분에 먼저 이종호 씨에게 전화를 걸었고 같은 날 전화는 3번, 문자는 한 번 주고받았다. 다음날인 24일에는 전화 7번, 문자 3번이 오갔고, 황 전 국장을 고발인으로 조사한 25일에는 9번이나 통화했다.

또 검찰에 대한 국정감사 무렵인 10월5일과 6일에 3번, 당시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지휘권을 박탈한 다음날인 10월20일에도 통화했다. 한 달간 40번 가운데 김건희 씨가 먼저 연락한 건 25번이고, 이종호 씨가 한 건 15번이라고 JTBC는 전했다.

JTBC는 다만 “통신내역에는 통화가 지속된 시간은 나와 있지 않았고, 상대방이 통화중이거나 부재중이어서 통화가 연결되지 않은 경우도 포함됐을 수 있다”고 했다.

JTBC는 “중요한 수사 국면에서 김건희 여사와 이종호 씨 두 사람이 통화하고 문자를 주고받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강조하고는 “그때 무슨 대화가 이뤄졌는지가 특히 중요한데 이종호 씨는 검찰 조사에서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와 관련한 통화였다’고 진술한 걸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 <이미지 출처='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유튜브 영상 캡처>

검찰도 두 사람의 통신내역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해 김어준 씨는 24일 자신이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12시에 3,300에 8만 개 때려달라 해주셈’ 이 문자는 블랙펄인베스트 민 모 이사와 증권사 작전세력간 주고받은 문자”라고 상기시켰다.

그는 “그 직후에 김건희 씨가 이 직전 매도주문을 낸다. 그런데 법정에서 뭐가 밝혀지지 않았냐 하면 작전세력 간에 저 문자는 나왔는데, 누가 김건희 씨에게 매도하라고 연락을 했느냐”라면서 “저것은 법원이 통정매매로 인정한 거다. 근데 김건희 씨가 블랙펄인베스트 누군가와 안다는 정황이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 이게 나온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이렇게 되면 김건희 씨가 통정매매인 줄 알고서 통정매매를 한 게 되는 거 아니냐, 이렇게 되면 방조범 정도가 아니라 주가조작의 공범으로 기소될 수 있는 것”이라며 “(통신내역은) 굉장히 중요한 연결고리가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어준 씨는 특히 “언론사가 이걸 확보할 수가 없다”면서 “이거는 통신내역을 확보할 수 있는 곳에서 JTBC에 준 거다. 이런 통신내역은 기자나 개인이 확보할 수 없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두 번째 주목하는 것은 권력의 그립이 풀리고 있다. 봇물이 터질락 말락 하고 있다. 그 강력한 징후”라면서 “JTBC의 보도는 예사롭지 않다. 이런 통화내역을 입수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그런 곳에서 대통령 부인을 ‘도이치’ 건으로 보내려고 하는 이들도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