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퇴임 후 사저 경호시설 예산이 크게 늘어난 데 대해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수긍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5일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정부는 윤 대통령 퇴임 뒤 거주할 사저 경호시설을 신축하기 위해 100억 원대 사업비를 책정했다. 정부는 퇴임 시점을 고려해 통상 대통령 임기 3년 차에 사저 경호시설 관련 예산을 편성한다. 다만 윤 대통령의 구체적인 사저 위치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동아일보는 여권에선 “윤 대통령이 단독주택 형태로 사저를 준비하기 위해 서울에서 차량으로 1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강원도나 경기 양평, 가평 등 지역을 물색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전했다.

최민희 의원은 이날 SNS에 “대통령실은 이번 예산안이 ‘사저 위치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서울 및 경기 일원의 부지가액을 토대로 추산한 잠정 금액’이라 밝혔고, 경호처는 ‘예산은 잠정 추산 금액일 뿐 확정된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고 적고는 “그러나 해명에도 불구하고 전임 대통령들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예산의 필요성과 근거는 여전히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 지난 6월10일, 중앙아시아 3개국(투르크메니스탄·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 국빈 방문을 위해 공군 1호기에 탑승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씨의 모습.<사진제공=뉴시스>

최 의원은 “더욱이 최근 논란이 된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 건도 간과할 수 없다”면서 “대통령 처가의 땅이 위치한 곳으로 고속도로 종점이 변경된 것과 퇴임 후 양평으로 거주지를 옮기려는 계획이 관련된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퇴임 후 양평으로 가실 계획이라서 고속도로 종점을 변경하신 겁니까?’라는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최민희 의원은 아울러 “긴축재정을 외치며 민생 지원금을 줄이겠다고 하면서도, 정작 퇴임 후 사저 경호시설에는 막대한 예산을 편성하는 것이 과연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일이냐”며 “정부는 이러한 모순된 태도가 국민들에게 어떻게 보일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