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대학교 철학과 최우원 교수 ⓒ 부산대학교 철학과 홈페이지

부산대 철학과 교수가 학생들에게 진보를 비판하는 레포트를 과제로 냈다가 학생들이 수업을 거부하는 사태가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학생들은 “양심의 자유를 침해당했다”면서 해당 교수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고, 해당 교수는 “지적 트레이닝 과정일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부산대 철학과 이준호 학생회장(철학과·3)은 29일 ‘go발뉴스’와의 통화에서 “학생들이 과제를 받은 당일 날에는 문제를 제기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그 이후에 일부 학생들이 수업 거부를 하고 있다”면서 “최우원 교수님의 사과글이 인터넷에 떠돌았는데 직접 쓰신 것인지는 공식적인 루트를 통해 알려진 것이 아니라 확인할 수 없다”고 전했다.

최우원 교수의 과제제출 내용과 관련해 철학과 교수들도 지난 9일 학과 회의를 열어 ▶형이상학 강의자 교체 ▶양심의 자유 침해에 대한 최 교수의 사과 ▶징계위원회에 최 교수 회부를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한편, 철학과가 속한 인문대는 이날 인사위원회를 열어 최 교수 문제를 논의했다.

인사위원회 회의에 앞서 김성진 부산대 인문대학장은 ‘go발뉴스’에 회의 성격에 대해 “최 교수의 징계를 논하는 자리가 아니라, 모든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교수에 의해서 학생들의 양심의 자유가 침해 됐는지, 그러한 부분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학생들에게 불이익이 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지혜를 모으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최우원 교수의 현재 입장에 대해서 김 학장은, 학생들의 주장에 “최 교수는 아직까지 수긍을 하지 않고 있는 상태”라면서 “본인은 지적 트레이닝 과정이라고 계속 얘기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28일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최우원 교수는 지난달 중순 철학과 전공필수 과목인 ‘형이상학’, 교양과목인 ‘문명, 종교, 인간의 이해’를 가르치면서 “‘부산대 학생이 언론을 비판함’이라는 제목의 글을 작성해 ‘조갑제닷컴’과 ‘지만원의 시스템클럽’에 실명으로 게재하라”는 과제를 냈다. 최 교수는 ‘종북좌익을 진보라 부르는 언론사기 그만하라’는 등의 내용을 넣으라고 했다.

▲ 부산대학교 철학과 최우원 교수가 학생들에게 ‘조갑제 닷컴’ 등에 '종북좌익을 진보라 부르는 언론을 비판하시오'라는 글을 과제로 써낼 것을 요구해 논란이 되고 있다. ⓒ 조갑제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