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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가 보수보다 가짜뉴스 잘 믿는다”? 중앙일보의 억지 주장‘가짜뉴스와의 전쟁’이라더니..오히려 확증편향에 빠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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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05.20  08:03:49
수정 2023.05.20  08:2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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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진보층이 보수보다 가짜뉴스 잘 믿는다>(5월 18일 오현석‧정용환 기자)는 제목에서부터 “진보층이 보수보다 가짜뉴스(를) 잘 믿는다”고 주장했습니다. 근거는 여론조사기관 에스티아이(STI)가 지난 3월 10~16일 전국 만 18~69세 성인 남녀 1,05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미디어의 이용과 확증편향층의 형성 및 그 특징’ 조사입니다.

   
▲ “진보층이 보수보다 가짜뉴스 잘 믿는다”고 주장한 중앙일보(5/18)

“한국 민주주의 지수 하락”이 진보가 좋아할 뉴스?

중앙일보는 해당 조사가 “응답자에게 진보‧보수 성향이 각각 선호할 만한 진짜 뉴스, 가짜뉴스 각 2개씩을 섞어 제시한 뒤 각각 참‧거짓을 판단하도록 설계한 조사”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조사에서 제시한 “진보‧보수 성향이 각각 선호할 만한 진짜 뉴스, 가짜뉴스”를 살펴보면 객관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중앙일보는 해당 조사에서 “진보 성향이 선호할 진짜 뉴스로는 ‘2022년 대한민국 민주주의 지수가 여덟 단계 하락했다’가 제시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해당 뉴스가 왜 진보 성향이 선호할 진짜 뉴스로 제시됐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부설기관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은 167개 국가를 대상으로 한 ‘민주주의 지수(Democracy Index)’를 발표하고 있는데요. 지난 2월 발표한 2022년 민주주의 지수에서 대한민국은 전년보다 8단계 하락한 24위를 기록했습니다. “정치인들이 합의를 모색하고 시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정적(rival politicians) 제거에 정치적 에너지를 집중한다”는 구체적 평가도 따랐는데요.

세계 민주주의 지수에서 대한민국의 순위가 하락했다는 것은 진보‧보수 성향을 막론하고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유쾌하게 받아들일 수 없는 소식입니다. 중앙일보는 진보 성향 응답자들이 윤석열 정부를 지지하지 않기 때문에, 윤석열 정부가 집권한 2022년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지수가 여덟 단계 하락했다는 뉴스를 진보 성향 응답자들이 ‘좋아할 만하다’고 생각한 것일까요?

“북한인권재단 7년째 출범 못해”가 보수가 선호할 뉴스?

중앙일보는 “보수 성향이 선호할 진짜 뉴스로는 ‘민주당이 이사 추천에 응하고 있지 않아, 북한인권재단은 7년째 출범을 못 하고 있다’를 냈다”고 설명했습니다. 마찬가지로 해당 뉴스가 왜 보수 성향이 선호할 진짜 뉴스로 제시됐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지난 2016년 북한인권법이 제정되면서 북한인권 실태조사, 남북인권대화와 인도적 지원 등 북한인권 증진과 관련된 연구와 정책개발 등을 수행하기 위한 기구로 북한인권재단이 만들어졌지만, 더불어민주당 몫의 이사가 추천되지 않아 출범이 미뤄지고 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도 <북한인권법 제정 7년에 즈음한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성명>(3월 3일)을 내고 “국회의장에게 ‘북한인권재단이사’ 추천을 조속히 완료할 것을 촉구”한 바 있습니다.

한국갤럽 2014년 11월 4주 차 정례여론조사에서 우리 국민 10명 중 9명은 북한 주민 인권 문제가 심각하다고 답했습니다. 한국갤럽은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심각성 인식은…여야 지지층 간에도 별 차이가 없었다”고 분석했습니다. 또한 “북한 인권 개선에 정부가 적극 개입해야 한다는 데는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지지층의 53%,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의 54%가 동의해 여야 지지층 입장이 비슷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인권법 제정의 경우, 새누리당 지지층은 찬성 의견이 우세했고,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층은 찬반 의견이 팽팽했습니다.

이런 사실을 바탕으로 할 때, 북한인권 증진을 위한 공식 기구의 이사가 추천되지 않아 출범이 7년째 미뤄지고 있다는 소식은 “보수 성향이 선호할 진짜 뉴스”로 보기 어렵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진보‧보수 성향을 떠나 이런 상황을 안타까워하며, 국회에 초당적 협력을 통한 조속한 이사 추천을 촉구할 것입니다. 중앙일보는 보수 성향 응답자들이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하지 않기 때문에, 민주당 몫 이사가 추천되지 않아 북한인권재단 출범이 미뤄지고 있다는 뉴스를 보수 성향 응답자들이 ‘선호할 만하다’고 생각한 것일까요?

각기 다른 가짜뉴스 제시하고, 진보가 가짜뉴스 더 잘 믿어?

중앙일보는 해당 조사에서 “진보 진영에 유리한 가짜뉴스”로 “윤석열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을 하지 않은 유일한 대통령이다”, “보수 진영에 유리한 가짜뉴스”로 “문재인 정부는 비밀리에 6억 달러 규모의 대북 송금을 했다”를 제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 이어 취임 1년 기자회견도 하지 않았는데요. 전직 대통령 이명박 씨 이후 처음입니다. 물론 신년 기자회견을 하지 않은 대통령은 윤 대통령 외에도 있습니다. 따라서 윤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을 하지 않은 유일한 대통령”이라는 뉴스는 가짜뉴스가 맞습니다. 그러나 중앙일보는 해당 뉴스가 왜 진보 진영에 유리한 가짜뉴스라고 판단한 것인지 의문입니다.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언론을 매개로 국민과 소통하는 중요한 책무입니다. 진영을 떠나 대통령이 국민과 소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좋아할 국민은 없습니다. 중앙일보는 진보 성향 응답자들이 윤석열 정부를 지지하지 않기 때문에, 윤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을 하지 않은 유일한 대통령이라는 가짜뉴스를 진보 진영에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일까요? 더불어, 중앙일보가 ‘문재인 정부의 비밀리 대북 송금’이라는 터무니없는 가짜뉴스를 “보수 진영에 유리한 가짜뉴스”로 판단한 근거도 의문입니다.

해당 조사의 가장 큰 문제는 진보와 보수 성향 응답자에게 각기 다른 가짜뉴스를 제시했다는 것입니다. 앞서 말했듯, 진보 성향 응답자들의 “진보 진영에 유리한 가짜뉴스”에 대한 신뢰도, 보수 성향 응답자들의 “보수 진영에 유리한 가짜뉴스”에 대한 신뢰도를 각기 측정했습니다. 각 진영에 유리한 가짜뉴스에 대한 신뢰도를 살펴본 결과, 진보 성향 응답자가 보수 성향 응답자보다 높은 가짜뉴스 신뢰도를 드러냈다며 “진보층이 보수보다 가짜뉴스(를) 잘 믿는다”고 결론 지었습니다. 진보와 보수 성향 응답자에게 똑같은 가짜뉴스를 제시한 뒤 각각의 신뢰도를 비교 평가한 것이 아니기에 객관성은 떨어지고 결과를 신뢰하기도 어렵습니다.

확증편향 문제 보여준다더니, 오히려 확증편향에 빠진 중앙일보

중앙일보가 소개한 여론조사기관 에스티아이의 ‘미디어의 이용과 확증편향층의 형성 및 그 특징’ 조사는 객관성이 떨어지는 기준으로 “진보‧보수 성향이 각각 선호할 만한 진짜 뉴스, 가짜뉴스”를 선정해 진보‧보수 성향 응답자에게 제시한 뒤, 진영에 따른 확증편향에 대해 성급히 결론 내렸습니다.

확증편향이란 자신의 신념이나 생각과 다른 정보는 무시하고 자신의 신념에 맞는 정보만 받아들이고 걸러내는 경향성을 말합니다.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의 발달로 알고리즘에 의한 개인 맞춤형 콘텐츠 추천이 늘어나며 이런 경향은 더욱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확증편향에 의한 세대 간, 진영 간 갈등이 심화하면서, 확증편향에 의한 가짜뉴스(허위조작정보) 전파도 큰 사회문제로 대두되었는데요.

중앙일보가 1면에 이어 6면에서도 미디어 확증편향 여론조사를 다루며, 6면에 붙인 제목은 “가짜뉴스와 전쟁”입니다. 중앙일보가 확증편향과 가짜뉴스를 ‘가짜뉴스와 전쟁’이라고 표현할 만큼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하는 게 맞다면, 객관성이 결여된 여론조사를 신뢰할 만한 여론조사라고 소개하는 것부터 멈춰야 합니다. 또한 그런 조사를 근거로 “진보층이 보수보다 가짜뉴스(를) 잘 믿는다”는 무리한 주장도 하지 말아야 합니다.

 

* 모니터 대상 : 2023년 5월 18일 중앙일보 지면기사 <진보층이 보수보다 가짜뉴스 잘 믿는다>, <정보 취득 유튜브 의존도, 확증편향층 22% 비확증편향층 8%>

※ 이 글은 민주언론시민연합(http://www.ccdm.or.kr)에도 함께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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