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기시다 총리의 윤석열 대통령 연설 요청’ 보도에 대해 19일 “믿기지 않는다, 오보이길 바란다”고 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런 창피가 어디 있는가. 형님 동생 조폭 세계도 이러지는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한국일보는 지난 12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앞두고 윤 대통령에게 ‘법의 지배(rule of law)’와 ‘힘에 의한 현상 변경 반대’를 주제로 연설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한국일보는 “11일 복수의 한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번 G7 정상회담 확대회의에서 ‘법의 지배’,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질서 유지’와 관련해 연설한다”며 “일본이 윤 대통령에게 법의 지배라는 주제로 연설을 요청한 것은 최근 급속히 진전된 한일관계가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 <이미지 출처=한국일보 홈페이지 캡처>

정 최고위원은 “윤 대통령에게 OEM, 주문자 상표부착 생산방식 연설을 주문한 것”이라며 “진짜 오보이기를 바란다”고 했다. 

일본의 의도에 대해 정 최고위원은 “일본의 일제 침략이 한국에 대한 법의 지배, 즉 합법이었음을 윤 대통령의 입을 통해 연상작용을 불러일으키려 하지는 않는지, 그것이 일본 속셈은 아닌지 지켜볼 일”이라고 우려했다.

또 “힘에 의한 현상변경 반대’는 일본 대신 중국에 대해 도발하라는 주문은 아닌지 일본의 속셈을 지켜볼 일”이라며 “윤 대통령님, 바보같이 아무 말 대잔치는 안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일본에서는 관련해 보도가 전혀 없다’며 “한국일보가 어떤 근거로 보도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호사카 교수는 이날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한국일보 보도가 사실인지 일본 기자들에게 다 확인했는데 일본에서는 그런 이야기가 하나도 안나왔다”며 이같이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일본 대사관도 들은 바가 없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한국일보 보도 내용에 대해 “누가 그것을 요구했는가라는 부분이 없다”며 “복수의 소식통이 그런 이야기를 했다고 하지만 또 다른 이야기가 연결돼 있다”고 했다. 

이후 한국 언론의 추가보도도 없다며 “사실 그러한 중요한 내용을 일본 총리가 한국 대통령에게 요구한다는 것도 좀 이상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호사카 교수는 “다른 나라 정상에 이렇게 메시지를 내달라고 하는 것은 다른 나라를 우습게 보는 행위”라며 “사실상 있을 수 없는 내용인데 한국일보는 어떤 근거로 냈는지 조금 궁금하다”고 했다.

▲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공동기자회견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