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검찰이 ‘50억 클럽’ 특검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상정되는 날, 박영수 전 특검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한 것을 두고 “특검법 처리를 지연시키거나 무산시키려는 의도가 작동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진 의원은 31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특검법이 국회에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점이 됐다. 그래서 어제 본회의에서 민주당은 패스트트랙 신속처리 안건으로 지정하려고 했다. 또 그 직전에는 국민의힘과 정의당이 서로 합의를 해서 법사위에 ‘50억 클럽’ 특검법을 상정하기로 했기 때문에 검찰이 긴박하게 움직였던 게 아닌가 싶다”며 이같이 밝혔다.

▲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사진제공=뉴시스>

박 전 특검에 대한 강제수사가 ‘50억 클럽’ 특검법과 무관하다는 검찰의 주장에 대해 그는 “이미 오래전부터 3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50억 클럽’ 특검법과 김건희 특검법을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하겠다고 하는 민주당의 입장과 계획이 발표되었다. 다만 정의당과의 협의가 원만치 않아서 마지막 순간까지 확정돼 있진 못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것을 본다면 검찰로서는 특검 추진의 명분을 빼앗기 위해서라도 검찰이 열심히 수사하고 있다는 것을 국민 앞에 보여줄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며 “그렇게 할 수 있는 압수수색을 왜 여태까지 미뤄왔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전날 한동훈 법무부장관은 ‘50억 클럽’ 특검법 관련해 “선의가 있다고 해도 결과적으로 진실규명에 방해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장관은 30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특검법안이 상정된 이상 논의는 국회의 몫이지만, 특검이라는 것은 검찰의 수사 능력, 의지, 인력이 부족한 경우에 보충적으로 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진 의원은 “도대체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다”며 “검찰이 진실규명을 제대로 하지 않아서 특검을 도입하자는 것 아닌가. 검찰이 그간 대장동 사건과 관련해서는 이재명 대표를 겨냥한 수사에만 수사력을 총 집중한 나머지 곽상도, 박영수 등 거액의 부정자금을 받아갔다고 하는 ‘50억 클럽’에 대해서는 제대로 수사를 못하지 않았냐”고 반박했다.

이어 “그래서 50억 원을 그 아들이 퇴직금으로 받았다고 하는 곽상도 의원에 대해서조차 법원에서 증거불충분으로 무죄판결을 했다. 그래서 ‘50억 클럽’ 특검법이 제기되고 대장동 특검법이 제기된 것인데, 무슨 결과적으로 진실규명에 특검이 방해된다고 얘기하는 것인지 그 입장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진성준 의원은 특검법 처리 문제와 관련해 “법사위에서 원만하게 협의를 해서 합의가 도출된다면 따를 용의가 있다”면서도 “그런데 그게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국민의힘은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서 그동안 ‘50억 클럽’ 특검법, 대장동 특검법에 대해 반대해왔다. 사소한 핑계들, 이를테면 수사 범위를 아주 축소해야 된다거나 심지어 국민적 분노를 샀고 ‘50억 클럽’ 특검법이 추진되게 되었던 직접적 계기였던 곽상도 전 의원 문제에 대해서도 이중기소 금지원칙을 얘기하면서 특검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이러한 사소한 핑계들을 대서 계속 합의를 미루고 조율을 미룰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했다.

진 의원은 ‘정의당안으로 민주당이 표결할 여지도 있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특검 추천권이 문제라면 그것은 양보할 수 있다고 (민주당은) 입장을 계속 밝혀왔다”고 상기시키고는 “정의당이나 비교섭 정당의 의견을 들어서 내용상으로는 사실상 추천권을 보장할 수 있겠다는 게 저희들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법사위에서의 논의 과정에서 아예 특검후보 추천권을 비교섭단체로 한다라고 한다면 그것도 수용할 용의가 있다”면서 “다만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수사할 수 있는 사람을 천거한다고 하는 방법이나 전제가 될 때 가능한 얘기”라고 말했다.

“정의당이 민주당의 ‘패스트트랙에 태우자’라는 안은 일단 거부하고 법사위로 가는 데, 그 과정에서 시한을 언제까지 법사위에서 처리 안 하면 그때는 우리(정의당)가 패스트트랙에 태우는 것에 협조하겠다, 혹시 이런 언질을 받으신 게 있냐”고 묻자, 진 의원은 “(전혀) 없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