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13일(현지시간) 프놈펜 한 호텔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한일 정상의 ‘오므라이스 집’ 2차 만찬을 언급하며 “독도 문제가 제일 걱정”이라고 했다. 

정 전 장관은 15일 유튜브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이번에 한일 정상회담에서 제일 걱정스러운 대목이 독도 문제에 대해 이상한 합의 내지는 양해가 나올 가능성이 있지 않은가”라며 이같이 우려했다. 

요미우리 신문은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오는 16일 도쿄에서 정상회담을 한 뒤 두차례 만찬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1차 만찬은 긴자 주변 식당에서, 2차는 128년 된 경양식집 ‘렌가테이’에서 하면서 한일 정상이 대화를 이어간다는 것이다. ‘렌가테이’는 1895년 창업했으며 돈가스(포크커틀릿)와 오므라이스의 발상지로 알려져 있다. 

1895년은 조선 고종의 왕비 민자영(민비, 1897년부터 명성황후로 불림)이 일본 낭인들에 의해 시해된 을미사변이 일어난 해이다. 

정 전 장관은 “그 돈가스집이 128년 전에 열었다는데 1895년은 명성왕후가 시해된 해”라며 “우리로서는 한일간에 굉장히 가슴 아프고 불미스럽고 원망스러운 일이 일어났던 해”라고 했다. 그는 “직접 연결은 안되겠지만”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무엇보다 걱정되는 것이 독도’라며 “일본이 2027년까지 방위비를 증액하며 북한에 대한 반격능력을 키우겠다고 했는데 윤 대통령이 ‘그것을 뭐라고 하겠는가’라고 반응했다”고 되짚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29일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의 방위비 증액 움직임에 대해 “일본 열도 머리 위로 미사일이 날아가는데 국방비를 증액 안 하고 그냥 방치할 수는 없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보도된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도 일본의 ‘반격 능력’(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 선언에 대해 “이해한다”고 밝혔다. 

요미우리신문은 윤 대통령이 일본 정부가 안보 정책을 획기적으로 전환해 적 기지를 공격하는 ‘반격 능력’을 보유하기로 한 것에 대해 “북한의 중거리 미사일이 일본 열도를 통과하는 상황”이라며 이해한다는 의사를 나타냈다고 전했다.

정 전 장관은 “일본은 지금 북한 핑계를 대고 들어오지만 동해쪽에서 러시아를 견제해야 되는 전진기지가 필요하다”며 독도를 노리는 이유를 짚었다. 

그는 “한미일 안보협력이 강화되면 일본 자위대가 독도를 좀 쓰자고 하고 미국이 한국 정부에 ‘좀 풀어주라’고 하면 윤석열 정부는 거절 못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아직은 독도에 태극기가 걸려 있으니 욱일기(전범기)를 꽂지는 못하겠지만 군함을 상시 배치하고 우리 정부가 눈감아주면 독도 영유권 문제도 자동적으로 일본 주장대로 가고 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그러지 말라는 법이 없다. 돈가스 집에서 이상한 합의가 나올 것 같다”며 “발표는 안 되겠지만”이라고 우려했다. 

독도 인근에서 계속 훈련이 진행되는 점을 지적하며 정 전 장관은 “미국은 그들의 인도‧태평양 전략 전개를 위해 한일 협력을 강화시켜야 한다는 필요성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 때문에 오바마 정부 때는 위안부 문제를, 바이든 정부 때는 전쟁징용 배상 문제를 그냥 퉁치고 넘어가자는 식으로 한국과 일본을 자꾸 잡아매려고 하지 않은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가다보면 독도 문제도 그렇고 한국이 완전히 일본 밑으로 가고 자위대 연락관이 주한미군사령부에 주둔하는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 <이미지 출처=일본정부관광국 JNTO 페이스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