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출처=YTN 화면 캡처>

강제징용 해법과 관련 정부가 우리 기업들이 대신 변제하는 방식을 발표한 가운데 미국 민간기업이 재단에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이에 대해 김준형 전 국립외교원장은 13일 “미국이 배후라는 것”이라며 “앞으로 한두달, 적어도 5월까지 한미일이 온 힘을 다해 국내 반대 여론을 억누르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9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주한 미국 기업 800사가 가입해있는 암참(AMCHAM·주한미국상공회의소)은 지난 8일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제임스 김 암참 회장은 이날 추경호 경제부총리 초청 간담회에서 “한국과 일본 정부가 발표한 역사적 합의를 환영한다”며 “획기적인 합의를 지원하기 위해 암참이 재단에 기부하고 회원사들의 지원도 독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국 정부가 지난 6일 2018년 대법원 판결과 관련 피해자들에게 국내 기업들이 대신 판결금과 지연이자를 지급할 예정이라고 발표하자 미국은 즉각 환영 논평을 냈다. 

네드 프라이스 대변인은 6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역사적 발표를 환영한다”며 “한국과 미국은 인도태평양에서 가장 중요한 2개 동맹이며, 양국의 관계 강화는 우리의 공동 목표를 향한 진전으로 이어진다”고 논평했다. 

미국 민간단체의 참여에 대해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YTN에서 “일본의 반응이 부족하다는 인식 속에서 미국의 일본에 대한 정책적인 권유 등이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우리 정부의 ‘해법’ 발표 3일 뒤 일본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상은 지난 9일 중의원 안전보장위원회에서 “강제동원은 없었다. 최종적으로 해결이 끝난 일”이라고 말했다. 

전범기업에 대한 구상권 청구 문제에 대해서도 하야시 외무상은 “한국 측이 일본 피고 기업에 구상권을 청구하는 것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16~17일 윤석열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해 한·일 공동 기자회견을 할 예정인 가운데 대통령실은 일본 외무상의 발언에 대해 아무런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 <이미지 출처=YTN 화면 캡처>

미국 민간기업의 참여에 대해 김준형 전 원장은 13일 “미국 기업이 끼어들었다”며 “배후라는 것을 숨기기 힘들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전 원장은 이날 유튜브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웃기지 않은가, 미국이 왜 기금을 마련하는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미국이 내세우는 것이 가치 외교이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언론인이 죽었다고 2년 단절했던 미국이 수십만이 죽은 것에 대해 눈감고 있다”며 “무슨 가치 외교인가”라고 비판했다. 

또 “앞으로 이런 방식으로 될 것”이라며 “정상회담에서 일본은 관계고리를 끊고 이런 잡다한 기부들, 잡다한 정책들, 미래를 향한 협약들이 마치 일본이 우리에게 주는 양보조치처럼 우리는 꾸밀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일본은 관계를 끊고 우리는 계속 포장하는 방식으로 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일본 수산물 수입 금지, 초계기 문제, 독도 영유권 분쟁, 수출규제 문제 등을 짚으며 김 전 원장은 “일본의 총공세를 어떻게 막아낼 것인가”라고 한탄했다. 

김 전 원장은 “그동안 한국이 외교무대에서 대일 도덕적 우위가 있었는데 큰 무기를 스스로 차버린 것”이라며 이같이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