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윤석열 정부가 발표한 일제 강제징용 피해 배상안 관련해 “국가의 자존심을 짓밟고 피해자의 상처를 두 번 헤집는 ‘계묘늑약’과 진배 없다”고 성토했다. 

이 대표는 7일 국회에서 열린 평화-안보대책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에서 “정부가 발표한 강제동원 피해 배상안은 일본에 전쟁범죄 면죄부를 주는 최악의 외교적 패착이자 국치”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평화·안보대책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그는 “지금도 가해자인 일본은 ‘어떤 문제도 인정할 수 없다’라는 오만한 태도로 일관 중인데, (윤석열) 정부는 ‘새로운 사죄를 받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고 말한다”면서 “대한민국 정부인지 의문이 간다”고 꼬집었다. 

이어 “수십 년 동안 투쟁해 온 피해자들이 원한 것은 일본의 진정한 사죄와 배상”이라 상기시키고는 “이분들이 정부에 돈을 달라고 한 일이 없다. 지분도 받지 않겠다고 한다. 가해자의 사과도 없이 피해자에게 배상하는 것은 불의이고 비상식”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이번의 굴욕적인 강제동원 배상안을 포함해서, 윤석열 정권 외교·안보 자해 그리고 자충수에 대해서 국민들의 분노가 크다”며 “소위 말하는 ‘다케시마의 날’에 동해상에서 한미일 군사훈련을 강행하기도 하고, 또 미일이 훈련 후에 동해를 ‘일본해’라고 표기해도 항의조차 제대로 못 하고 있다”고 되짚었다.  

그는 “더 큰 문제는 그 사이에 일본의 군사대국화 움직임이 노골화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북한의 도발에 대한 대비는 당연히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일본의 재무장을 무비판적으로 용인하고 미일의 대중 공세 정책에 아바타를 자처하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문제다. 자칫 대한민국이 미일 동맹의 하위 파트너, 즉 일본의 발밑으로 들어가는 것이나 마찬가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우려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께서 일본을 ‘공통의 가치를 공유하는 파트너’라고 하셨다. 하지만 일본이 지금처럼 과거 침략전쟁을 반성하지 않는다면, 평화와 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과연 공유한다고 말할 수 있겠냐”며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강제동원 배상 문제는 인류의 양심과 상식에 맞게 순리대로, 원칙대로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피해자가 동의하지 않고 국민이 납득하지 않는다면 어떤 미사여구를 동원해도 굴종이고 치욕이다. 국민과 역사를 두려워해야 한다”고 경고하고는 윤 정부에 “굴욕적인 강제동원 해법을 즉각 철회하고, 피해자들에게 사죄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