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와 황교안 후보가 지난 4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청에서 열린 경기 고양정 당협 신년하례식 및 당원교육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당내 경쟁 후보들의 잇따른 ‘땅 투기’ 의혹 제기에 김기현 후보가 수사기관에 정식 수사의뢰하겠다고 하자 황교안 후보는 “즉시 나를 고소·고발하라”고 맞불을 놨다.

황 후보는 27일 페이스북을 통해 “왜 수사 의뢰를 하나. 시간 끌기일 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전날 김기현 후보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쟁 후보들이) 억지로 문제 삼고 있는 울산 땅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오늘 의뢰하고자 한다”며 “내 말이 맞는지, 아니면 내가 거짓말을 하는지 철저하게 수사해 주기를 바란다”며 국가수사본부에 수사 의뢰할 뜻을 밝혔다.

이에 대해 황 후보는 “‘수사 의뢰’는 혐의가 의심스러울 때, 조사해 봐서 혐의가 나오면 본격적으로 수사하라는 것이다. 반면, ‘고소·고발’은 혐의가 있다고 보고 확정적으로 처벌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고소·고발을 하면 바로 입건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고소·고발하면 반드시 수사기관에서 무고혐의 여부를 판단하게 되어 있다”고 짚고는 “그러니 김기현 후보는 쓸데없이 수사 의뢰로 시간 끌지 말고 곧바로 나를 고소·고발 하시라. 나는 김 후보를 무고죄로 고소할 것”이라고 전했다.

황교안 후보는 같은 날 KBS1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제가 요청하는 것은 (김기현 후보의) 사퇴”라며 “사퇴하면 어느 정도 국민들의 이해가 좀 될 텐데 이걸 자꾸 문제를 불러일으키면 수사로 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본인은 억울하다고 할 수 있지만) 빼도 박도 못할 현장이 말하고 있다”면서 “그 현장을 놓고 억울하다고 하면 국민들이 이해를 하겠느냐”고 지적했다.

황 후보는 ‘그 현장’에 대해 “지금 3만 5천 평이 우선 문제가 된다”며 “이 엄청난 땅을 왜 샀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밝혀진 바에 의하면 KTX 연결도로가 맨 처음 계획된 것은 3가지 노선이 있었는데 이게 다 폐기가 되고 지금 김기현 후보 땅으로 들어가는 것으로 변경이 되어버렸다. 원래 계획이 바뀌어버린 것”이라며 “저절로 바뀔 수 없는 거 아닌가. 그러니까 이유가 무엇인지, 어떻게 된 것인지를 밝히라는 게 제 요구사항”이라고 전했다. 

김기현 후보가 계속 1위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황교안 후보는 향후 전당대회 판세에 대해 “불과 몇 달 전에는 김기현 후보가 몇 위였나”라고 반문하고는 “결국 주변 분들이 많이 도와줘서 이렇게 된 것인데 이제 권력형 혹은 비리 의혹이 국민들에게 알려지면 우리 당원들에게 알려지면 어떻게 될까요? 아마 다른 분들이 지원해 줘서 표 올라간 거 그냥 유지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