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씨가 작전세력이 관리하던 본인 명의 계좌의 거래 상황을 계속 모니터하며 개입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문자 메시지 내용이 공개됐다.

뉴스타파 21일자 “작전세력 문자 속 김건희, 46% 수익에도 ‘먹은 것 없다’ 항의”라는 제목의 기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9일 열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공판에서 2차 작전 주범 중 하나인 B 인베스트 민 모 이사를 신문하던 검사는 2011년 1월13일, 민 이사가 또 다른 주범인 토러스 증권 김 모 지점장과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를 하나 공개했다.

문자 메시지에 등장하는 ‘김’은 김건희 씨로, 김건희 씨가 ‘먹은 것도 없는데 할인해서 넘겨줬다’며 누군가에게 ‘대판했다’는 내용이다.

▲ <이미지 출처=뉴스타파 해당 기사 캡처>

뉴스타파는 “김건희 여사는 또 ‘대우 지점장’, 즉 자신의 주식 계좌가 있던 당시 대우증권(현 미래에셋대우) 지점장에게 전화를 해서 ‘이런 법이 있냐’라고 따졌으며 누군가가 그렇게 화난 김건희를 어떻게든 ‘정리’했다는 것”이라고 문자 메시지 내용을 설명하고는 “이런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받은 토러스 증권 김 지점장은 비속어를 사용해 김건희 여사를 비하하는 듯한 답변을 보냈다”고 덧붙였다.

“XX이구먼 듣던대로 ㅎㅎ”

뉴스타파는 “김건희 여사가 화를 낸 이유는 주가조작 세력이 허락없이 자기 계좌에 있던 주식을 팔았기 때문만은 아니”라며 “더 중요한 것은 ‘먹은 것도 없는데 할인해서 넘겨줬기’ 때문, 즉 ‘싸게’ 팔았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뉴스타파는 “내 주식을 허락없이 싸게 팔았다는 건 누구라도 화를 낼 만한 사유”라며 “그러나 김건희 여사의 경우는 달리 볼 여지가 있다. 애초에 김건희 여사 자신이 계좌를 주가조작 세력에게 맡겼기 때문”이라며 “계좌의 거래를 전적으로 위임했다면 그리고 위임받은 사람이 수익을 확실하게 내주고 있다면, 개별 거래에 대해 일일이 화를 낼 이유는 없다”고 꼬집었다.

뉴스타파는 “‘주가조작 작전을 미리 알고 있었는지, 그리고 공모했는지’라는 관점에서 보면 단기간에 남긴 46%의 수익에도 김건희 여사가 화를 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했다.

▲ <이미지 출처=뉴스타파 해당 기사 캡처>

뉴스타파는 먼저 김건희 씨가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에서 희망했던 ‘기대 수익률’에 주목했다.

매체는 “김건희 여사는 권오수 회장을 통해 다른 작전 세력에게 계좌를 넘겼다. 그리고 이들은 두 달 만에 46%라는 훌륭한 수익률을 올리며 김건희 여사의 재산을 3억 원 넘게 불려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건희 여사는 화를 내며 ‘대판’했다”며 “이는 검건희 여사가 통상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수익률보다 훨씬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주가조작 작전에 대한 인지를 하고 있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또 뉴스타파는 김건희 씨가 주가조작 세력에게 맡긴 계좌를 방임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방점을 찍고는 “‘화를 냈다’는 것은 김건희 여사가 작전세력이 관리하던 자신의 계좌를 지속적으로 모니터하며 개입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는 대통령실의 표현에 따르면, 계좌를 ‘활용당했을 뿐’이고 매수 유도를 ‘당했을 뿐’인 김건희 여사가 실제로는 적극적인 주체였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김건희 씨 개입 의혹에 대해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수십 명을 강도 높게 조사했으나, 김건희 여사와 주가조작 관련 연락을 주고받거나 공모하였다고 진술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며 “그 결과 범죄사실 본문에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전혀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뉴스타파는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강도 높게 조사를 받은 수십 명’이 김건희 여사에 대한 진술을 하지 않은 이유는 그들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는 데 김건희 여사에 대한 진술을 하는 게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라며 “자신의 무죄 주장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데 현직 대통령 부인의 범죄 혐의에 대해 진술할 이유가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진술이 아니라 물증”이라며 “‘김건희 엑셀 파일’ 같은 물증 외에도 주가조작 세력들이 서로 주고 받은 문자 메시지라는 물증에는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구체적 언급이 분명히 남아있다. 필요한 것은 수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