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재판부가 ‘50억 뇌물’ 혐의를 받는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에 무죄를 선고한 데 대해 홍사훈 KBS기자는 “의심은 들지만 검찰이 죄를 입증하지 못했기에 무죄”라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홍 기자는 9일 자신이 진행하는 KBS라디오 방송에서 “곽상도 전 의원의 아들이 받은 퇴직금 50억 원은 사회통념상 이례적으로 과다하지만, 검찰이 제시한 증거만으론 50억 원이 곽상도 전 의원에게 지급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법원 판결문 내용을 언급하며 이같이 짚었다.

그는 특히 “두 달 전엔 건강보험공단에서 요양급여 23억 원을 부정하게 챙겼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 씨가 무죄를 선고 받았다”며 “최 씨의 주장과 변명이 모순되고 석연치 않아 유죄 의심이 가더라도 검찰이 입증하지 못하면 무죄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었다”고 되짚었다.

▲ 불법 요양병원을 운영하며 수십억원대 요양급여를 부정수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대통령의 장모 최은순 씨가 지난해 1월 25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을 마친 후 이동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홍 기자는 또 “내일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에 대한 1심 판결이 예정돼 있다. 김건희 여사에 대한 고발로 수사가 시작된 지 3년이 다 돼 가지만 검찰은 김 여사에게 혐의가 있는지 없는지 밝히는 것은 고사하고 불러서 조사 한 번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야당도 거듭 “상식 밖의 판결”이라고 비판하며 “그간 검찰의 수사와 재판 대응이 얼마나 부실했는지 보여준다”고 질타했다.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JTBC의 ‘김만배 육성파일’ 보도를 거론하며 “육성 파일에서 김만배 씨는 최재경, 박영수, 곽상도, 김수남, 홍선근, 권순일 등 실명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름이 거명된 당사자들은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김만배 씨와 정영학 회계사의 대화에는 배분할 금액까지 세세히 열거하고 있다”고 짚었다.

▲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그는 “돈을 받은 자가 범인이다. 50억 클럽이 실제 돈을 받았는지 파헤치는 것이 대장동 의혹의 진실을 밝히는 핵심”이라 강조, “그런데도 1차 검찰 수사에서는 아무 진전이 없었고 2차 수사팀도 50억 클럽에 대한 수사는 뒷전으로 밀어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1심 판결이 선고된 것”이라며 “과연 검찰이 50억 클럽의 실체를 밝혀 처벌할 의지가 있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안 대변인은 “그게 아니라면 검찰은 왜 대장동 50억 클럽의 수사를 회피하고 있나. 50억 클럽 대부분이 검찰과 법원 핵심 고위직 출신 인사라 감히 손댈 수 없기 때문이냐”고 목소리를 높엿다.

그러면서 “검찰이 50억 클럽의 수사를 이대로 방기한다면 자신들의 치부를 야당 대표에게 뒤집어씌우려 한다는 국민적 분노를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