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경수 전 경남지사 등 신년 특별사면 대상자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이하 민변)은 윤석열 대통령의 두 번째 특별사면에 대해 28일 “국정농단 보수세력의 족쇄를 풀려는 진영논리에 불과한 사면권의 사적 남용”이라고 비판했다. 

민변은 이날 논평을 내고 “지난 정권 시기 국정원, 기무사 등 국가기관을 동원해 광범위한 여론조작과 불법사찰을 일삼았던 세력들, 국정농단으로 공권력을 사유화하여 국기를 문란케 하는 데 앞장서거나 사익을 추구한 세력들까지 무더기로 사면·복권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민변은 “원세훈, 최경환, 이병호, 이헌수, 민병환, 배득식, 이채필, 서천호, 최윤수, 남재준, 이병기, 김기춘, 박준우, 조윤선, 우병우, 김진모, 조원동, 신동철, 안봉근, 이재만, 정호성, 오도성, 장석명, 정관주, 이종명, 민병주, 유성옥, 연제욱, 옥도경, 그리고 장호중, 이제영 전 검사들까지, 일일이 그 이름과 죄를 열거하기도 힘들다”고 이름을 일일이 거명했다. 

이어 사면‧복권된 인사들에 대해 ““잘못된 관행을 따른 것”이라는 얄팍한 표현으로 가릴 수 없는 다수의 고의적 불법을 자행했고, 헌법과 법률이 부여한 권한 범위를 일탈하여 헌정질서를 파괴하는 데 일조했다”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이 ‘통합과 화합’을 강조한 것에 대해 민변은 “헌정질서 파괴범들의 죄를 사하여 주는 것이 국민통합과 무슨 관계가 있는가”라고 반박했다. 

또 군사기밀 유출 혐의로 지난 10월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도 포함한 것에 대해 민변은 “노골적인 우리 편 챙기기, 제식구 감싸기”라고 했다. 

민변은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유죄가 확정된 지 두 달밖에” 안됐다며 “어느 누가 이런 사면을 납득할 수 있을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사법부의 판단을 구체적이고 타당한 이유 없이 형해화하는 사면권 남용은 삼권분립 위반이고 민주주의 훼손”이라며 “법률로써 대통령의 제왕적 사면권 남용을 통제할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의 공사 구분 없는 마이웨이식 독단이 이번 사면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면서 “국민을 신경 쓰지 않는 대표자는 민주주의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민 다수가 반대하는 사면을 한다면 어떻게 대통합이 되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국민이 요구하는 사면이 아니라면 오히려 역효과가 될 수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또 윤 대통령이 핵심 참모인 김태효 1차장을 포함시켜 ‘셀프사면’ 지적이 나오는 것에 대해 장 교수는 “훨씬 더 엄격하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셀프 사면과 탄핵 결정에 대한 사면 2가지는 안된다고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셀프 사면은 본인에 대한 것이지 주변 인물들까지는 보지 않는다”고 용어를 정리한 뒤 “그런 경우(대통령의 측근)에 있어서는 사면의 오남용이 아닌지 훨씬 엄격하게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친족에 대한 사면이나 정치적 거래에 의한 사면은 굉장히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자료 출처=법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