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원 사무금융노조 증권업종 본부장이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씨 ‘주가조작 사건’ 연루 의혹 관련해 “주가조작 공범들과의 통정거래가 스모킹 건”이라며 “민주당도 제대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증권사 근무경력 22년의 증권전문가인 그는 최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미 공판 과정에서 김(건희) 여사의 유죄를 입증하는 확실한 증거들이 나왔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지난 16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권오수 전 회장, 주가조작 ‘선수’ 등 9명에 대해 모두 3년 이상의 중형을 구형했다. 여기에는 선수가 아닌 ‘전주’로 참여한 손모 씨도 포함됐다.

이에 대해 김기원 본부장은 “검찰에서 내린 구형만 봐도 (주가를 조작했다는) 결론이 나온 것”이라며 “그런데도 김건희 여사에 대해서는 조사조차 안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판 과정에서 명확한 증거가 나온 상황에서 검찰이 (김 여사에 대한) 조사를 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일까?”라는 물음표를 던지고는, 곧이어 “검찰이 그냥 들고 있는 게 아닌가 추측된다”고 말했다.

김기원 본부장은 지난 4월 공판에서 드러난, ‘김건희 엑셀 파일’에 주목했다.

▲ <이미지 출처=뉴스타파 관련 보도 캡처>

해당 파일에 대해 그는 “김 여사 명의 증권계좌 인출액과 잔액 등이 자세히 기록됐다. 그런데 (주가조작 일당이) 그 파일을 왜 만들었겠나? 작업을 여러 개 했다는 의미”라며 “작전주를 여러 개 하다 보니 종목별로 수익률을 계산해야 했고, 별도로 구분해서 관리할 파일도 필요했던 거다. 자기들(작전세력)이 벌었으면 얼마를 제해야 하는지 정확하게 알아야 하니까. 김건희 엑셀파일은 주가조작 작전세력이 그 내용을 정리한 파일”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 심리로 열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공판에서는 검사의 입에서 중요한 사실이 튀어나왔다. 미국으로 도피했다가 자진 귀국해 체포된 투자자문사 블랙펄인베스트 이사 민모 씨에 대한 증인신문 과정에서다.

김기원 본부장은 검사의 해당 발언을 두고 “검사가 ‘김건희 여사의 주가 조작이 확실하다’고 사실상 폭로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2일 공판에서 드러났듯 2010년 11월1일 블랙펄인베스트 임원인 증인 민아무개 씨가 다른 공범에게 3300원에 8만 주 매도를 요청하는 문자를 보내니 김 여사가 자신이 거래하는 증권사에 전화해 8만 주를 매도하는 주문을 넣었다. 그 물량을 (선수들이) 매수한 것”이라며 “바꿔말하면 주가조작을 처벌할 때 가장 확실한 증거가 되는 통정거래를 김 여사가 직접 했다는 의미”라고 짚었다.

그는 김건희 씨에 대한 수사 요구가 앞으로 더 높아질거라 전망하고는 “그래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야 한다. 이미 공판 과정에서 김 여사의 유죄를 입증하는 확실한 증거들이 나왔다”며 “그러니 이제는 특검으로 확실히 밝혀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22일 뉴스타파 보도에 따르면, 지난 10월28일 공판에서 검사는 또 하나 중요한 사실을 언급했다. 권오수 회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 씨에게 내부 정보를 건넨 사실을 계속 부인하자, 검사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 <이미지 출처=뉴스타파 관련 보도 캡처>

뉴스타파는 검사의 해당 발언을 토대로 “첫째, 권오수 회장이 최은순 씨 뿐 아니라 김건희 여사에게도 회사의 내부 사정들을 자주 얘기했다. 둘째, 이런 사정들이 녹취록에 많이 남아있다”고 짚었다.

특히 “권오수 회장이 김건희 여사에게 회사의 내부 정보를 흘려줬다는 검사의 말은 그 의미가 상당히 무겁다”며 “한마디로 지금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대해 김건희 여사 측이 했던 해명 대부분이 거짓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뉴스타파는 “여기에 주가조작이 한참 벌어지던 당시 김건희 여사가 스스로를 ‘도이치모터스 이사’라고 소개했던 대학원 원우 수첩까지 나왔음을 감안하면, 김건희 여사는 주가조작의 공범 또는 미공개정보 이용 거래 혐의를 벗어나기가 거의 불가능해 보이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을 향해 “이제 수많은 정황 증거뿐 아니라 통화 녹취라는 강력한 물적 증거를 이미 확보한 만큼 김건희 여사에 대한 성역 없는 수사를 통해 대통령이 공약한 공정과 상식을 뒤늦게라도 실현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