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출처=JTBC 화면 캡처>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국군방첩사령부령(이하 방첩사)의 시행령 개정안에 대해 “보안사 부활”이라며 “윤석양 사건, 세월호 사찰 사건이 벌어질 개연성이 높다”고 비판했다. 

임 소장은 20일 TBS ‘신장식의 신장개업’에서 “입법화를 통해 국정원처럼 문민통제를 받지 않으면 제2의 윤석양 이병 사건이 벌어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1980년대 신군부의 권력 장악의 막후 역할을 했던 국군보안사령부(보안사)는 윤석양 이병의 민간인 사찰 폭로 사건으로 1991년 1월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로 명칭을 바꿨다. 

이후 ‘계엄령 문건 및 세월호 민간인 사찰’ 파문으로 문재인 정부는 2018년 8월 군사안보지원사령부(이하 안보지원사)로 바꾸고 정치개입과 민간사찰 금지 내용을 담았다. 

이어 윤석열 정부 들어 국방부는 11월 1일자로 방첩사로 명칭을 바꾸고 11월 14일 권한과 업무 범위 확대를 골자로 한 ‘국군방첩사령부령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임 소장은 “광범위하게 정치에 개입하는 업무를 다시 하겠다는 것”이라며 “일반 기업들까지 지원한다는 미명 하에 다 사찰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예전에 보안사가 개인 파일들을 갖고 관리했지 않은가. 윤석양 이병이 탈영해서 폭로했다”며 “이런 일들을 다시 하겠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세월호 유가족들 사찰로 다 유죄 받았지 않은가”라며 “기무사령이나 안보지원사령에는 (근거가)없으니까 신설해서 합법화하겠다는 것”이라고 의도를 주장했다. 

그는 “나쁜 짓을 해도 ‘우리 령에 있으니까 합법적인 활동을 했습니다, 판사님. 왜 처벌하려 하십니까?’라고 대놓고 하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행령으로 민간인 사찰이 가능한 근거들을 마련하겠다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임 소장은 “그렇다”며 의견 수렴기간이 26일로 얼마 남지 않았다고 했다. 

▲ 2017년 1월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앞에서 열린 '오직 정의와 진실이 이길 수 있도록 선동과 왜곡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대집회'에 참석한 박사모를 비롯한 보수단체 회원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구호를 외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뉴시스>

아울러 임 소장은 ‘박근혜 탄핵집회’ 당시 기무사가 정치개입한 문건을 입수했다며 “태극기 부대를 결집시킨다는 문건”이라고 밝혔다. 

임 소장은 “기무사가 청와대에 보고한 문건으로 탄핵집회에 대응하기 위해 소위 보수단체들을 결집해서 맞불집회를 상세하게 ‘이렇게 하겠습니다’, ‘이렇게 해야 됩니다’라고 하는 보고 문건”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문건을 폭로하는 이유에 대해 임 소장은 “지금 방첩사가 그 문건을 다 가지고 있다. 전신으로 돌아가려는 것”이라며 “과거로 회귀해 이런 것들을 하려는 것이라고 보여주기 위해서”라고 했다. 

아울러 임 소장은 방첩사 개정안은 문재인 정권 시절인 3월부터 준비하고 있었다며 당시 군통수권자인 문 대통령에게 보고하지도 않았다고 했다. 

임 소장은 “국방부 장관, 합참의장, 각군 참모총장 등의 논의 없이, 대통령에 보고도 없이 3월 TF를 비공식적으로 운영한 문건을 확보했다”며 “이미 3월부터 음모를 꾸민 것”이라고 주장했다.

임 소장은 “우리가 대표로 뽑은 대통령의 통제도, 자기 상관인 국방장관의 통제도, 전쟁에서 작전을 수행하는 합참의장의 통제도 안 받는 정보기관에 무소불위의 사찰 권한을 주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정원도 이런 권한은 없다”면서 “이런 내용이 문건에 다 나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임 소장은 “기무사는 태생이 그렇다. 한번도 반란을 막은 적이 없다. 본인들이 일으켰다”며 “그래서 국정원법처럼 입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정원 안에서 불법적인 행위를 하면 언젠가는 다 들통나서 처벌받는데 방첩사령부는 법이 없다”며 “국회에서 빨리 법을 만들지 않으면 제2의 윤석양 이병 사건이 벌어질 것”이라고 했다. 

▲ 국군방첩사령부령 주요 사항 신·구조문대비표 <자료출처=군인권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