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출처=SBS 화면 캡처>

감사원의 대통령실‧관저 이전과 관련 일부 감사 결정에 대해 참여연대와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일 878억원이 책정됐던 영빈관 신축도 제외됐다며 “반쪽짜리”라고 비판했다. 

감사원은 지난 14일 국민감사청구심사위원회(심사위)를 열어 참여연대와 시민들이 청구한 ‘대통령실‧관저의 이전과 비용 사용 등에 있어 불법 의혹에 대한 국민감사청구’ 중 일부에 대해 기각 또는 각하를 결정했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와 박주민 의원은 감사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 눈치를 보며 반쪽짜리 감사 결정을 내놨다”며 감사원을 규탄했다. 

감사원은 청구 내용 가운데 ▲대통령실‧관저 이전 의사결정과정의 직권남용 등 부패행위 및 불법 여부, ▲대통령실‧관저 이전에 따른 건축 공사 등과 계약 체결의 부패행위 여부에 대해서는 감사하기로 했다. 

그러나 ▲대통령실‧관저 이전에 따른 비용 추계와 편성 및 집행 과정의 불법성과 재정 낭비 의혹에 대해서는 기각했다. 또 ▲대통령실 소속 공무원의 채용과정의 적법성 여부에 대해선 ‘각하’를, 국가공무원법상 겸직 근무 의무 위반 관련해서는 ‘기각’을 결정했다. 

이같은 각하‧기각 결정에 대해 참여연대는 “대통령의 눈치를 본 판단”이라며 “대통령실과 국방부 등 관계된 기관들의 연쇄적 이전은 그 자체로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878억 원의 예산을 편성했다가 대통령의 지시로 철회됐던 ‘대통령실 영빈관 신축’ 문제를 ‘눈치보기 감사’의 예로 들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9월 19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저는 몰랐고 신문 보고 알았다”고 말한 바 있다. 

참여연대는 한 총리의 이같은 발언에도 “감사원은 기획재정부 승인과 국무회의를 통한 논의와 검토가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감사를 통해 확인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또 대통령실 인사 채용 문제에 대해 참여연대는 “적법한 과정을 거쳤는지, 겸직 여부를 검증했는지 등 직무감찰을 통해 점검할 사안인데 궁색한 이유를 대며 기각‧각하했다”고 규탄했다. 

참여연대는 감사를 결정한 사항에 대해서는 “헌법기관으로서 엄정하고 독립적인 감사”를 감사원에 촉구했다. 반면 기각‧각하 결정 사항에 대해서는 “헌법소원, 행정소송 등 불복절차를 적극 검토해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대통령실‧관저 이전, 대통령실 인사 관련 불법 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은 성역처럼 여겨지는 최고권력기관 대통령실에 대한 개혁과 맞닿아 있다”며 “성역없이 감사하라”고 촉구했다.

▲ <이미지 출처=JTBC 화면 캡처>

박주민 의원은 ‘영빈관 신축을 몰랐다’는 한덕수 총리의 발언만 봐도 “대통령실 이전 비용이 기재부 승인과 국무회의 등 적법한 절차를 거쳤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감사원은 “명확한 기준이 없어 감사대상으로 하기 부적절하다”며 기각했다면서 기본적인 책무를 방기했다고 말했다.

반면 “전 정권에 대한 감사에서는 감사 내용을 언론에 흘리면서까지 무척 열심인 모습”이라며 “이런 감사원의 행태가 ‘정치 감사’라는 지적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윤건영 의원도 그간 감사원의 행태를 짚으며 ‘의혹 세탁용 감사’를 의심했다.

윤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지금 감사원의 모습은 마치 정권의 홍위병, 돌격대처럼 행동하고 있다”며 “정권을 위해 복무하는 기관이 돼버렸다”고 말했다. 

반면 이번 대통령실 관련 감사에 대해 “중립적으로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불신했다. 

‘의혹 세탁용 감사를 하게 될 것으로 보는가’라는 질문에 윤 의원은 “맞다, 철저하게 그런 식으로 흘러갈 것이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두 눈 부릅뜨고 지켜봐야 하고 감사원이 보다 더 제대로 일을 할 수 있도록 독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