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대구 서구). <사진제공=뉴시스>

국민의힘이 19일 시작된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 불참한 가운데 자당 회의에서는 ‘참사 영업’이라는 극언이 나왔다. 

국민의힘 위원들은 유가족 간담회에 불참하고 이상민 행전안전부 장관의 해임건의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총사퇴를 선언한 바 있다. 또 권성동·송언석·장제원 의원, 김미나 창원시의원 등의 막말이 이어지고 있다.

김상훈 비상대책위원은 이날 오전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에 대해 “국가적 비극을 이용한 ‘참사 영업’을 하려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며 “비극이 영업이 되는 것은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188개 시민단체 등이 참여한 시민대책회의에 대해 김 위원은 “통진당(통합진보당) 후신 정당인 진보당과 극좌 친북 단체는 물론 민노총 전장연 정의연 등 국민민폐 단체도 끼어있다”며 색깔론을 덧씌웠다.

그는 “16일 국민의힘 당사에 무단침입한 한국대학생 진보연합도 있다. 진상규명을 위한 재난전문가, 기술 및 연구단체는 찾기가 어렵다”며 “시위, 집회, 파업 등에 특화된 단체만 즐비하다”고 했다. 

또 “세월호 사태 등 국가적 참사가 발생했을 때 이를 숙주로 삼아 기생하는 ‘참사 영업상’이 활개치는 비극을 똑똑히 목격해왔다”며 “이들은 참사가 생업이다. 진상이 무엇인지 관심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월호만 해도 4년간 572억원을 쓰고도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며 “그 가운데 일부 시민단체들은 각종 추모사업과 공간조성용도로 주머니를 불렸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들은 음모론을 전염시키고 돈을 번다”며 “김어준씨는 세월호 고의 침몰설을 퍼뜨리고 영화로 44억 매출을 올렸다. 혹세무민의 전형이자 참사 영업의 표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 위원은 “이들이 유가족과 정부 사이에 서서 벽을 치고 소통을 차단하면서 증오와 분노를 증폭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며 “실체 없는 진상규명에 매달리다가 재발 방지 대책도 제대로 논의하지도 못하는 그런 단체가 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소속 조사위원들은 12월 1일 유가족 간담회에 모두 불참했다. 또 정부가 참사 직후부터 유족들의 연락처 공유를 막았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정치인들의 망언과 관련해 故 박가영 씨 어머니인 최선미 씨는 대통령의 모습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두려워하지 않는 이유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최 씨는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49일 추모식이 있던 날 (윤석열 대통령이) 점등식하고 술잔을 사고 국민들 앞에 나와서 웃으면서 없는 성과보고 하는 것을 보면서 알게 됐다”며 “유가족을 조롱하고 있구나, 우리는 조롱당하고 있구나”라고 했다. 

이어 “그래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그렇게 망언을 쏟아내면서도 두려워하지 않았던 이유가 여기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덧붙였다. 

최 씨는 “그래서 이제는 이상민 파면이 아니라 처벌을 외칠 거고, 서울시장, 경찰서장, 용산구청장 등의 죄를 묻고 처벌하는 것에 제 인생을 걸 것”이라며 “기대하겠지만 안 된다고 해서 실망하지 않고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6일 서울 종로구 열린송현광장에서 열린 윈·윈터 페스티벌 개막식에서 에어돔 부스를 방문해 물건을 구입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뉴시스>

한편 이태원참사 유가족과 시민사회는 이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5대 과제를 제시하며 성역없는 조사를 촉구했다. 

시민대책회의 산하 진상규명 시민참여위원회는 국정조사 과제로 ▲ 참사 예방·대비를 위해 국가는 무엇을 했는가 ▲ 접수된 신고를 '심각한 위험'으로 인지하지 않은 원인은 무엇인가 ▲ 참사 발생 전후 어떻게 대응했나 ▲ 참사 이후 수습과 복구는 적절했나 ▲ 희생자·유가족의 권리는 보장되었는가 등을 제시했다.

故 최유진 씨 아버지인 최정주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은 “참사 현장과 기억, 증거들이 더 이상 사라지지 않도록 국민의힘 의원들도 속히 복귀해서 국정조사 정상화되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정조사만이 신속한 진상규명을 위해 할 수 있는, 저희 유가족이 기댈 수 있는 유일한 합법적, 민주적인 방법”이라며 국회의 책무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