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한동훈 차출론’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김용남 전 의원은 “기본적으로 대통령이 자기 출신 정당의 당대표를 만들어 낼 수가 없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7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수도권 MZ세대의 득표력이 있는 당대표, 누구를 말하는 것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한동훈 차출론은) 비현실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3일 대구·경북 언론인모임 토론회에서 “국회 지역구 의석의 절반이 수도권인 만큼 수도권에서 대처가 되는 대표여야 한다”며 “MZ세대에게 인기 있는 대표여야 한다”고 발언해 ‘한동훈 차출론’에 불을 붙였다.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여권 핵심 인사들뿐만 아니라 지난 주말 한동훈 법무장관, 이상민 행안부 장관과도 관저에서 만찬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해 김어준 씨는 기본적으로 대통령이 자기 출신 정당의 당대표를 만들어 낼 수가 없는 구조이지만 “지금 윤석열 대통령은 그러려고 하는 거 아니냐”고 하자, 김 전 의원은 거듭 “기본적으로 그게 안 되는 구조”라면서도 “티가 나나요? 티 안 난 것 같은데”라고 에둘렀다.

그러자 함께 출연한 최민희 전 민주당 의원은 “(김용남 前) 의원님이 말씀하시기 힘든데, 티를 너무 내면서 그 일을 하고 있다. 그래서 이건 당무 관여이고 당무 개입인데, 그런 비판을 언론이 안 하는 것도 이상하고 당황스럽다”고 지적했다.

▲ 지난 4월13일 당선인 신분이던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브리핑룸에서 열린 2차 내각 발표에서 당시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소개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한편, 전날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MBC <뉴스외전>에 출연해 주호영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 “그냥 일반적으로 한 이야기로 봐야지 한동훈 장관을 염두에 두고 한 이야기는 아닐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한동훈 장관이) 내후년에 총선 할 때는 그 전에 개각이 될 수 있으니까 개각하고 국회의원 출마하겠다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일 수는 있다. 그런데 지금 (장관) 그만두고 내년 3월 (전당대회) 출마하겠다고 하는 건 누가 봐도 합당하지 않다”며 거듭 “그것은 마땅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뉴스외전> 진행자는 “(주호영 원내대표 발언 관련해) 이렇게 퍼즐을 맞춰보려고 한다”면서 “지금 문제는 대통령실의 당권 장악 욕망이 굉장히 강한 것 하나, 그리고 지금 당권 도전 의사를 보이는 분들 가운데, (특히) 친윤 중에서는 그런 분들이(MZ세대 대표) 거의 없다는 것. 그리고 절대 대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가진 분도 있는 것 같다. 이런 여러 가지를 조합해봤을 때 말씀하신대로 상식선에서는 안 될 일이지만 그쪽(한동훈)으로 가고 있는 거 아니냐, 그런 분석을 지금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에 이재오 고문은 “정치인은 그렇게 하면 사달이 난다”며 “상식적인 선에서 안 될 것을 억지로 만들어내려고 그러면 사고가 터지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윤석열 정부도 대통령실에서 당을 장악하고 당대표를 만들어내겠다는 생각은 강할 거다. 그건 정권 초에 어느 정권이든 그렇다”며 “그렇다고 해서 느닷없이 한동훈을 당대표 시키겠다, 그렇게까지는 안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고문은 “그렇게까지는 안 하는 게 아니라 못할 것”이라며 “어떤 국민들이 집권하자마자 법무부 장관 시켰다가 바로 또 당대표 시키고 일반 정치에서 그게 용납이 되겠냐”며 “그러니까 대통령실도 그 정도 무리는 안 할 거다. 하고 싶은 생각은 굴뚝 같지만 그러나 정치를 그렇게 풀어가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국민일보는 ‘한동훈 차출론’이 불거지는 데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한 장관은 정치할 준비가 안 됐고, 지금 정치를 할 상황도 아니”라며 강한 불쾌감을 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