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출처=KBS 화면 캡처>

대통령실 국정감사 도중 ‘웃기고 있네’란 메모가 포착돼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언주 전 국민의힘 의원이 8일 ‘희생자들의 이름과 사진을 봤다면 저런 태도를 보였을까’라고 말했다.

이언주 전 의원은 이날 밤 11시 28분경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책임있는 정부각료와 경찰 수뇌부, 위정자들, 만일 그들이 156명 희생자들의 이름과 사진을 보았다면 그 누가 책임회피성 발언이나 태도를 보일 수 있었을까”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 전 의원은 “어제(7일) 국회 행안위와 오늘(8일) 운영위 중계를 보며 안타깝기만 하다”면서 정부의 대응 태도를 비판했다. 

국회 운영위원회에서는 대통령실 국정감사의 증인으로 나온 강승규 시민사회수석과 김은혜 홍보수석이 “웃기고 있네”라는 필담을 나눈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었다.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야당 의원의 질의 도중 강승규 수석의 노트에 적힌 ‘웃기고 있네’란 문구와 왼쪽에 앉아 있던 김은혜 수석이 곧바로 지우는 모습이 언론사의 카메라에 포착됐다.

앞서 서울광장의 합동분향소와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인근 참사 추모공간을 다녀온 이 전 의원은 제대로 추모하려면 이태원역으로 갈 것을 권해왔다. 특히 ‘우리 사회의 지식인이나 공직자, 정치인들이 무거운 책임감을 절감하고 유족들에 공감하기 위해서는 이태원역에서 추모할 것’을 당부했다. 

이 전 의원은 김춘수의 시 ‘꽃’과 생텍쥐베리의 ‘어린왕자’의 글귀를 떠올리며 “합동분향소에서 ‘156명의 참사희생자’라고 되어있을 때는 단순히 이태원 참사란 사건과 156명 규모의 희생자란 추상적 의미만 와 닿을 뿐”이라고 했다. 그는 “다들 숙연하긴 했지만 흐느끼는 시민들도 드물었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태원의 추모공간에선 사람들이 놓고 간 손편지와 사진들을 보면서  많은 추모객들은 흐느끼면서 자리를 뜨질 못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 전 의원은 “분향소에 유가족이 희망하면 희생자들 이름과 사진이라도 놔두었으면 좋았을텐데 참으로 안타깝다”며 영정과 위패가 없는 합동분향소를 지적했다. 

그는 “좀더 신경써서 공동체 전체가 공감수위를 높이고 따뜻한 위로와 치유, 성찰의 분위기로 가도록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그러면 “그 누가 책임회피성 발언이나 태도를 보일 수 있었을까”라고 했다.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워싱턴포스트의 희생자들의 이름과 사연 등을 전하는 기사를 공유하며 “그래서 보여주지 않으려 했구나”라고 했다. 

김 의원은 “외신 기사에 나온 희생자들의 얼굴을 보니 이제서야 현실감이 생기고 내가 아는 사람의 죽음처럼 깊은 슬픔이 느껴진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는 그날 너무나 아름다운 사람들을 잃었다”고 탄식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서울 압사 참사의 희생자, 배우, 학생, 파티의 삶(Seoul crowd crush victims: An actor. A student. The ‘life of the party)>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희생자들의 이름과 얼굴을 공개하고 사연들을 전하고 있다. 

▲ <이미지 출처=워싱턴포스트 홈페이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