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출신인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한 개 기동대만 배치됐어도) 이 사고는 발생하지 않는다”고 개탄했다.

황 의원은 2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대규모 인파가 몰린 이태원에 안전관리나 질서유지를 위한 경찰 기동대가 한 개 부대도 배치되지 않은 데 대해 “우선순위가 바뀐 것”이라 지적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해에 비해 경찰이 더 많이 배치됐다’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발언에 대해 “엉뚱한 얘기”라며 “전년도에는 기동대가 3개 중대 배치됐다. 그런데 금년에는 기동대가 1개 중대도 배치가 안 됐다”고 지적했다.

진행자인 김어준 씨가 “의아한 것 중 하나가 (투입된 137명 중에) 마약 수사를 담당하는 사복경찰이 79명 투입됐다는 것”이라며 “기동대도 없이 사복경찰 79명을 그쪽에 집중 투입할 거라면 경찰 혼자 판단하진 않았을 것 아닌가. 마침 대검에서 불과 2주 전에 마약과의 전쟁,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선포했다. 그 우선순위가 달라졌다고 할 때 그 안배를 그쪽에 둔 것 아닐까요, 혹시”라고 의문을 표했다.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28일 오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제77주년 교정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이에 황 의원은 “전 이 마약과의 전쟁 이런 것도 의도를 순수하게 보지 않는다”며 “마약이 확산 기미가 보이는 건 틀림없지만 마약과의 전쟁까지 할 만큼 그 정도 상황인가”하는 의구심이 든다며 “마약과의 전쟁을 벌이는 것이 공안통치 분위기를 만들려는 걸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렇게 해서 수사권을 가진 검찰이 범죄와의 전쟁을 주도적으로 전면적으로 나서면서 사실상 계엄령 분위기로, 검찰 주도 분위기로 정국을 끌고 가려는 것”이라며 “마약(범죄)은 바뀐 형사법에 따르면 검찰 수사 영역이 아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 사람들이 기존에 검찰에 있는 마약 수사 인력을 그대로 최소한 유지하고 싶어하니까, 안 그러면 인력을 줄이고, 예산을 줄여야 된다. 그러니까 인력과 예산을 유지하고 싶어하는 것”이라고 했다.

황 의원은 거듭 “마약(수사) 인력을 안 줄이고 싶어하는 것”이라며 “그러니까 한 장관이 마약 인력 안 줄이려고 마약의 실태를 좀 부풀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어준 씨가 “부풀렸든 안 부풀렸든 최근에 계속 마약에 집중한 것은 사실”이라고 짚자, 황 의원은 “그러니까 의도적이라는 것”이라며 “마약사범의 실태를 부풀려서 마약과의 전쟁이라고 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거기에 암묵적으로 대통령실이나 국무총리실이 동조하니까 경찰도 범정부적인 분위기 아니냐 해서 거기에 동조하고, 이렇게 됐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