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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시
[거리의 시/서해성] 이태원을 향해
서해성 작가  |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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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10.31  09:16:50
수정 2022.10.31  09: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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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도조차 할 수 없구나. 
청년들 떼죽음에 또 사과해야 하다니.
죽음이여, 저주여, 
어디를 떠돌다가 
그 골목을 찾아 들었는가. 

바다에서 한 번, 
이제 대도시 뭍에서 한 번.
조사조차 할 수 없구나. 
성장 세대들의 죽음에 또 빌어야 하다니. 

이 밤으로 나이 든 자들은 어른 자격을 잃었고  
도시는 더는 시민 세금을 걷을 자격을 잃었다. 

비극이여, 참혹함이여, 
어디에 숨어 있다가 
밤 열 시에 청춘들 틈으로 파고 들었는가. 
떼죽음을 앞에 두고 
옷깃조차 여밀 수가 없구나. 

숨이 돌아오게끔 
쓰러진 가슴팍을 긴박하게 누르는 몸짓으로 고백하나니 
이 밤 우리 사회는 압박 질식사하고 말았다. 
안내도, 안전도, 치안도, 행정도, 통치도 
그 골목에는 없었다. 

떼죽음이 덮쳐오는 밤 
한낱 상식 따위는 거기에 없었다. 
거룩한 국가는 거기에 감히 접근하지 않았다. 
거대한 죽음이 좁은 골목으로 밀려드는 동안 
그대들만 숨도 쉬지 못한 채 비명을 질렀구나.

아프다고, 슬프다고 말할 수도 없다. 
바다에서 한 번 보냈으니 달라질 줄 알았건만
뭍에서 떼죽음 당하는 싱싱한 죽음을 또 그저 손놓고 구경해야 하다니. 
더 이상 낯을 들 수가 없구나. 

   
▲ 서해성 작가

내일 아침에도 태양이 떠오르는가. 
이태원을 향해
이 밤의 이름으로는 도대체 애도조차 할 수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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