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경기도 평택에 있는 SPC 계열 제빵공장에서 20대 여성노동자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데 대해 “정확한 사고 경위와 함께 구조적 문제를 파악하라”고 고용노동부에 지시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6일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이 사고 소식을 전해 들은 뒤 유족에게 애도를 표하며 이같이 지시했다면서 “고용노동부 차원에서 이번 사고에 대한 파악에 들어갈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관련해 김성회 정치연구소 ‘씽크와이’ 소장은 이날 SNS에서 윤 대통령의 해당 발언을 거론하며 “구역질 나는 대목은 윤석열 정부가 중대재해법 무력화를 집요하게 시도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비판했다.

김 소장은 “‘대표 대신 안전책임자 처벌’, ‘형사 처벌 대신 벌금’, ‘징벌적 손해배상에서 제외’ 등의 대책을 세웠고 기재부를 앞세워 법과 시행령 개정에 골몰하고 있는 게 윤석열 정부의 실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구조적 문제는 없는지 파악하라’고?”라고 반문하고는 “윤석열 정부가 ‘중대재해처벌법은 무력화해줄게’라고 친기업적 신호를 계속 주는 게 가장 큰 구조적 문제”라고 꼬집었다.

김 소장은 “사망한 노동자의 혈흔이 남아있는 공장에서 아무 일 없다는 듯 반죽을 돌리는 이 미친 세상은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한다”며 “2000년생 노동자까지 이런 지옥에 밀어 넣으며 우리는 한발도 더 앞으로 나갈 수 없다, 아니 나아가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사람을 죽이지 마라. 더 이상 사람을 죽이는 것을 방관하지도 마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7일 민중의소리도 “SPC 그룹 노동자 사망, 중대재해처벌법 완화 시도 중단해야”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사고 경위와 구조적 문제 파악을 지시했는데, 후보 시절부터 ‘중대재해법은 기업인의 경영의지를 위축시키는 메시지를 주는 법’이라고 강변한 것은 본인”이라고 지적했다.

사설은 “정부 출범 이후 기재부를 중심으로 한 정부여당이 중대재해처벌법 무력화를 줄기차게 추진해온 것부터 반성해야 마땅하다”면서 “노동자가 죽을 때만 잠깐 요란을 떨다 돌아서서 산재 처벌이 무거워 기업 경영에 지장을 준다고 그나마의 법마저 무너뜨리려 하는 이중적 행태를 멈춰야 한다”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