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출처=KBS 화면 캡처>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일본은 조선왕조와 전쟁을 한 적이 없다’는 발언에 대해 12일 “일본의 제국주의 침략 전쟁을 옹호하는 전형적인 친일사관이며 가해자 논리”라고 비판했다. 

김병주‧윤후덕‧설훈‧송옥주‧송갑석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국방위원들 입장문을 통해 “어떻게 이런 말이 집권 여당 대표의 입에서 나올 수 있는지 충격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조선은 왜 망했을까? 일본군의 침략으로 망한 걸까? 조선은 안에서 썩어 문드러졌고, 그래서 망했다”며 “일본은 조선왕조와 전쟁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런가 하면 대통령실 이재명 부대변인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일본의 한미일 연합 군사훈련 참여에 대해 “불이 나면 불을 끄기 위해 이웃이 힘을 합치는 건 너무나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야당 의원들은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일본이 무슨 짓을 했는지, 어떤 주장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아직도 일본은 독도를 본인들의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고, 동해를 일본해라고 말하고 있으며, 방위상 사무실 뒤편에는 한반도 지도를 가져다 놓고 우리 영토에 대한 야욕을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윤석열 정부가 일방적으로 한미일 연합훈련을 결정해 우리 국민의 자존심을 짓밟고 있다”고 성토했다. 

또 “문재인 정부를 비롯한 그 이전 정부에서 진행한 훈련과는 질적으로 차이가 있다”면서 “이전 정부에서는 동해에서 일본 해상자위대와 훈련을 함께 진행한 적이 없다. 주로 하와이 근해, 제주도 남방 지역 및 각국 해역에서 훈련했다”고 비교했다. 

훈련 내용에 대해서도 “이전 정부에서는 주로 한미일 수색 및 구조 훈련, 미사일 경보 훈련, 탄도탄 탐지 및 추적 훈련만 진행했지만 윤석열 정부에서는 동해상에서 한미일 대잠전 훈련, 한미일 미사일 방어훈련을 진행했다”고 차이를 짚었다. “미사일 요격절차도 훈련에 포함됐다. 훈련이 보다 더 강화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과거에는 네트워크 훈련, 즉 연락 및 상황공유 차원의 훈련만을 했다”며 “한미일이 한 장소에서 하기보다 주로 멀리 떨어진 장소에서 미사일 탐지와 전파 훈련만 진행했다”고 말했다. 반면 “이번 훈련에서는 동해상에서 실기동을 겸해서 훈련을 진행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세계 6위의 국방력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와 한미동맹의 강력한 확장억제력이면 북핵 위협을 충분히 대응하고 남음이 있다는 것을 우리 국민들은 잘 알고 있다”면서 이번 연합훈련은 “보통국가로의 변신을 통해 군사 대국화를 노리고 있는 일본의 전략에 말려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일본의 의도에 대해 이들은 “소위 ‘한 발 들여놓기’ 전략을 사용하는 듯 보인다”며 “집 안에 한 발을 들여놓으면 두발, 세발을 들여놓고 결국 안방까지 들어오게 된다”고 의심했다. 

이들은 “이번 훈련으로 독도를 호시탐탐 노리는 일본의 해상 자위대가 동해에 들어오게 하였고, 향후 독도 근해에 활동이 잦아질 것이 자명하며, 결국 일본이 동해를 안방처럼 생각하고 활동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들은 “북한 비핵화에도 전혀 도움이 안된다”며 “동북아의 판세가 한미일, 북중러 구도로 몰려가 중국과 러시아의 지원이 사라져 북한 비핵화 동력을 상실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 위협에 대한 대응에 일본이 낄 자리도, 낄 필요도 없다”고 강조했다.

▲ 7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김병주·김영배·송옥주 의원이 우리 군 현무 미사일 비정상 낙탄 사고가 발생한 강원도 강릉시 공군 제18전투비행단 정문에서 육군 미사일전략사령부 이정웅 사령관과 출입 문제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을 지낸 4성 장군 출신 김병주 민주당 간사는 “한미일 해상훈련에 대해 우리 해군 장교들도 대단히 불편해하고 있다더라”고 밝혔다. 

김병주 의원은 “초계기 사건(2018년) 당시 일본은 재난 구조하는 우리 해군을 위협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잘못했다는 식으로 적반하장격 주장을 했다”며 “그런데 일언반구, 사과도 없이 한미일 해상훈련을 하는 것이 자괴감이 든다고 해군 장교들간에 얘기한다더라”고 했다. 

‘합동훈련이 군사동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한 질문에 김병주 의원은 “과거 정부는 네트워크 훈련으로 떨어져서 해도 문제없고 각 수역에서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번 훈련은 동해에서 모여서 했고 기동훈련을 겸했다”며 “적을 상정해서 군사훈련을 한 것”이라고 비교했다. 

이어 “이런 것들이 잦아지면 결국은 군사동맹으로 우리도 모르게 미끄러져 들어갈 수 있기에 그것을 경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금 가장 안보 위기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기”라며 “기존에는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북한 비핵화에 대해 미국을 설득하고 중국‧러시아를 이해시켜 같이 가는 구조였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윤석열 정부가 일본을 끌어들여 더 어렵게 하고 있다”며 “당장 북한 비핵화 협상이 어려워졌고 한미일 구조로 가면 북‧중‧러 대결 구도로 가기에 어렵다”고 했다. 

김 의원은 “당장 북한이 7차 핵실험을 한다고 해도 중국‧러시아의 반대로 유엔 안보리 제재가 어려워졌다”며 “이런 문제를 지적하니까 국민의힘은 우리가 일본 프레임으로 하는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