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출처=영국 이코노미스트 홈페이지 캡처>

영국 대표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취임 100일을 맞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기본부터 배워야 한다’며 신랄하게 비판하는 칼럼을 실었다. 

이코노미스트는 25일(현지시간) ‘반얀(Banyan)’ 고정 코너에 “한국 대통령은 기본부터 배워야 한다(South Korea’s president needs to learn the basics)”란 제목의 칼럼을 게재했다. 눈을 감은 채 양손에 신발을 끼고 있고 맨발에 다리를 벌리고 한쪽 허벅지에 넥타이를 매고 있는 한 남성의 일러스트도 함께 실었다.

매체는 “윤 대통령은 당선까지 정치 경력이 1년도 되지 않는 거친 검사였다”며 “대통령으로서 부족한 정치 스킬은 이제 골칫거리(liability)가 됐다”고 진단했다. 

또 “윤 대통령이 무능하고 오만하다는 인식은 국민과 언론이 최악으로 여기게 만든다”며 한국의 속담을 인용해 “윤 대통령은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다”고 했다.

매체는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과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비서관을 언급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에게 필요한 사람은 탁현민 전 비서관과 같은 사람”이라며 “그는 사진을 촬영할 때마다 올바른 메시지를 전달하고 문재인 전 대통령의 말과 행동이 메시지에 부합하도록 모든 측면에서 관리해왔다”고 평가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이를 뒤늦게 깨닫고 뉴스 앵커 출신의 정치인 김은혜 전 의원을 홍보수석으로 임명했다”고 썼다.

또 “팁을 준다면, 정치인들은 ‘무엇을 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했느냐’에 따라 판단된다”며 예를 들어 장관 후보자들의 각종 의혹에 대해 ‘법적으로 문제없다’는 답변은 정치인이 할 대답이 아니라고 했다. 

용산 집무실 이전에 대해서도 “막대한 세금을 내는 국민들에게 제대로 설명하지도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기 없는 정책을 설득시키기는커녕 지지를 받는 정책조차 자신의 생각으로 표현하는 기본적인 정치적 트릭도 배우지 못했다”고 했다. 

매체는 미숙한 국정운영 사례를 열거하며 “윤 대통령이 지지율을 올리려면 유능하고 의혹이 없을 뿐 아니라 측근이 아닌 사람을 임명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전의 모든 것을 종합한 마지막이자 가장 중요한 조언은 규칙을 깨기 전에 규칙을 배우라는 것”이라며 글을 맺었다. 

이에 대해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27일 페이스북에서 “美 언론에 이어 英 이코노미스트도 칼럼을 통해 대한민국 대통령에 대한 혹독한 평가를 했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 안보전문지 내셔널인터레스트는 지난 7월 “바이든이 한국의 인기 없는 대통령을 자신으로부터 구할 수 있을까?(Can Biden Save South Korea’s Unpopular President From Himself?)”란 제목의 칼럼에서 “윤 대통령이 너무 빨리 미국의 짐이 됐다”고 분석했다.(☞관련기사: 美 언론들 尹 지지율 조명…“너무 빨리 미국의 짐 됐다”)

외신들의 이러한 혹독한 평가를 지적하며 박 전 원장은 “국민도 비판하지만 외신들의 이런 보도를 접하면 자존심이 상한다”면서 “우리 대통령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박 전 원장은 “국민은 당‧정‧대에 대한 과감한 인적 쇄신을 요구한다. 머뭇거리면 안된다”며 윤 대통령에게 전면적 쇄신을 거듭 촉구했다. 

그런가 하면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 교수는 “이코노미스트 같은 영미권 자본의 주류 매체”가 한국의 윤 대통령에게 훈계에 나선 것은 의도가 있다고 봤다. 

박 교수는 “글로벌 자본으로서는 윤 대통령 부부는 ‘자산’이자 ‘위험 부담’”이라며 ‘탄핵이라도 당하면 다음 대통령이 윤 대통령보다 친재벌이 아닐 수도 있기에 ‘정치나 좀 배우라’고 훈계하는 것’이라고 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대구 중구 서문시장 내 모자 점포를 방문해 모자를 착용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