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이하 전준위)가 ‘기소 시 당직 정지’ 당헌(80조)을 ‘하급심(1심) 금고 이상 유죄 판결 시 당직 정지’로 개정하기로 16일 의결했다. 전준위 의결 사항은 비상대책위원회와 당무위원회를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이날 전준위 대변인을 맡은 전용기 의원은 이번 당헌 개정이 ‘이재명 방탄용’이란 지적이 나오는 데 대해 “누구 하나를 위한 당헌 개정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그는 “야당 입장에서 많은 의혹과 다양한 사안을 정부 여당에서 제기할 텐데 그 과정에서 정치탄압 등의 이유로 무작위로 기소될 수 있는 위협도 충분히 존재한다고 본다”며 “그래서 기소만으로 당직 정지되는 건 어느 정도 무리한 측면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도 같은 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이재명 지키기’라고 하는데 사실 기소될 가능성이 있는 의원들은 친문 성향 의원이 더 많다”고 말했다.

우 위원장은 “(저희가) 지금 야당 돼서 저쪽에서 우리 정치보복 수사를 한참하고 있지 않나”라며 “제가 그걸 보호하려고 지금 그러고 있는데 갑자기 그게 ‘이재명 지키기다’ 그런 공격을 하길래 하지 말아버릴까, 누가 기소되든 간에 그냥 놔둬 버릴까 이런 생각까지 들 정도”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걸 무슨 계파 논쟁으로 끌고 가는 건 좀 아닌 것 같다”며 “제가 볼 때 한동훈 장관 중심으로 쭉 끌고 나가는 흐름에서 약간 무모한 보복성 수사들이 꽤 있다”고 주장했다.

최민희 전 의원도 ‘이재명 방탄용’이란 일각의 주장에 대해 “검찰의 기소는 100% 공정하다고 보는가. 야당 정치인에 대한 정치보복 기소가 없다고 단정할 수 있는가”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이같이 적고는 “현재 민주당에서 검찰개혁에 앞장서거나 대선 때 방송패널 활동을 활발히 했거나, 전정권 보복수사 표적이 된 정치인들 많다”고 상기시켰다.

최 전 의원은 “저는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패널로 출연해 열린공감TV 무속 관련 의혹 방송을 소개한 적이 있다. 그걸 한 팬클럽이 허위사실 유포로 고발했고 수사받았다. 경찰이 무혐의·불송치 결정을 했는데, 그 팬클럽 쪽은 제게 경각심을 주는 효과가 있었다는 식으로 말했다더라”라고 전했다.

이어 “대선기간 패널활동으로 고발된 한 건은 여전히 수사 중”이라며 “여러 패널들이 수사받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최 전 의원은 “좀 다른 이야기를 해볼까요?”라고 운을 떼고는 “그런데, 민주당은 모른 채 한다. 당과 대선 승리를 위해 일하다 고발당했는데 혼자 소송비용과 두려움을 감내하게 내버려 둔다. 이게 정의로운 걸까요?”라는 물음표를 던졌다.

그러면서 “당헌 80조 논의가 신중하게 깊이 있게 그리고 폭넓게 진행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